[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중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일부 철강재에 대한 수출 증치세가 1월 1일부로 폐지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보론 함유 후판·열연박판, 열연협폭코일, 선재, 봉강 등 철강재 수출환급 세율 조정을 승인하고, 작년 12월 31일 중국 재정부가 확정 발표했다.
이번에 수출증치세가 폐지된 품목은 △보론강 후판·열연박판(HS72254091), △보론강 열연협폭코일(HS72269191), △보론강 선재(HS72279010), △보론강 봉강(HS72283010) 등 4종으로 보론강의 환급률은 애초 9∼13%에서 0%로 조정됐다.
한국철강협회는 2010년 이후 정부와 업계가 공조하여 한·중 민관회의, 업종별 분과회의 등 중국 측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철강재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 폐지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체는 철강제품에 소량의 보론을 첨가하여 합금강으로 둔갑 수출, 합금강에만 주는 9∼13%의 환급혜택을 2010년 7월부터 누려왔다. 이는 곧 중국 정부가 수출업체에 10% 이상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수출토록 지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매년 민관 철강회의 및 한·중 철강 통상회의를 개최해 이 문제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철강협회는 국내 업체의 시장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작년 12월 오일환 상근 부회장이 직접 중국강철공업협회를 방문해 중국측의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등 중국 철강업계와 15차례에 걸쳐 통상협상을 했다.
철강협회는 이번 중국의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로 환급 품목인 보론강 후판·열연박판, 열연협폭코일, 선재, 봉강의 중국 수입량이 감소하고, 증치세 환급 폐지가 모두 반영되면 수입단가가 10∼1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중국의 대한국 후판 수출단가(FOB)가 559달러인 경우 증치세 환급이 폐지되면 643달러로 t당 84달러, 약 15% 인상 효과가 있다.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 부회장은 “반덤핑 조사하고 있는 H형강과, 보론강 열연광폭코일 등 다른 품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회내에 철강산업 비상대책반 체제를 유지하고, 한·중 협회나 업계 간 대화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철강업체의 한 임원은 “선재의 경우 중국산 수입가격이 10% 정도 올라가면 실적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협회·업계가 협력해 기업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으로부터의 보론강 후판·열연박판 수입은 204만5000t, 보론강 열연협폭코일 3만1000t, 보론강 선재 79만5000t, 보론강 봉강은 130만6000t 등 모두 417만6000t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전체 철강재 물량의 31.2% 수준이다.
▶ 관련기사 ◀
☞ 권오준 회장, 세계철강협회 이사·집행위원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