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장수기업 DNA]여자를 아는 기업..'일터가 '미생(美生)'

최은영 기자I 2015.01.02 06:00:00

가정 같은 일터, 쇼룸 같은 사무실
오전 7~10시 사이 자유롭게 출근
사내 어린이집 운영, 워킹맘 배려
여직원 휴게실에선 발마사지도 가능

서울 중구 청계천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마련된 어린이집과 여성전용휴게실, 독서실. 여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묻어난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은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 환경부터가 여느 회사와 다르다. 경계가 모호하다. 건물 3층에 자리한 어린이집은 이곳의 워킹맘에겐 일터이자 가정이다. 아이를 맡기고 사무실로 올라가면 현실은 판타지로 바뀐다.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별 사무실이 층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에뛰드하우스 직원들이 사용하는 4층이 대표적이다. ‘이 세상 모든 여자는 공주다’ ‘화장은 놀이다’라는 브랜드 철학이 사무실 입구부터 묻어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문했을 때에는 핑크색 트리까지 장식돼 있었다. 마치 쇼룸같다. 핑크빛 인형의 집에 들어앉은 듯한 착각도 불러온다.

임직원의 성별 비율은 6대 4 정도로 여직원이 더 많다. 서울 본사를 포함해 전국 9개 사업장에 여성전용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하는데 이곳에는 소파, 침대는 물론 발 마사지기도 비치돼 있다.

출근시간도 직원마다 다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2011년부터 기존에 9시로 통일했던 출근 시간을 오전 7시에서 10시까지 1시간 단위로 선택하는 ABC워킹타임을 도입해 시행해오고 있다. 임직원의 자녀보육 등 육아, 자기계발, 건강상태 등을 배려한 조치다.

샌드위치 데이는 회사의 지정 휴일이다. 최근 연말과 연초 연달아 있었던 샌드위치데이(12월26일·1월2일)도 예외 없이 쉬었다. 생일자는 오전에만 근무하고 퇴근하면 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거나 개인적인 일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최대 2시간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배려한 제도 덕분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7~8월 하절기로 국한하고 있는 여름 휴가 역시 연중 어느 기간에나 쓸 수 있도록 확대했다.

이 회사 7년째차 직장인 김 과장은 “회사의 여러 혜택 가운데 출퇴근시간을 상황과 컨디션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며 “어린 아이를 둔 동료들은 사내에 마련된 어린이집을 가장 고맙게 여긴다. 아직 미혼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를 낳아 키울 때까지 오래오래 회사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직되지 않은 조직문화가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한다. 회사의 배려에 애사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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