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로마 공화정 시대에 최고 관직인 집정관의 임기는 1년이었다. 당시에는 집정관이 1명이 아닌 2명이 군사, 외교, 정무 등을 맡았다. 2명을 둔 이유는 한 사람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는 집정관이 서로 견제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아테네 같은 고대 그리스 국가는 비합법적 수단으로 지배자가 된 참주(僭主)의 등장을 막기 위해
도편추방제를 실시했다. 이것도 권력이 한 사람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로마 공화정이나 그리스 도시 민주국가나 한 사람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막았다.
국가가 거대해지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고대 정치 체제는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지만 민주주의라는 본래 목적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 3권분립, 국가 원수 임기 등을 정해 놓았다. 현세가 후세에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과학·기술 문명 외에 민주주의 제도의 안착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원칙이 터키에서 무너졌다. 터키는 이슬람의 종교 논리가 정치 체제를 지배하는 이란과 같은 나라로 변하고 있다. 레제프 아티이프 에르도안 터키총리 얘기다.
권력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10년간 집권했다. 그는 법률상 집권연장이 어려워지자 대통령으로 ‘직함세탁’을 하기 위해 개헌까지 했다. 터키에서 실질적인 국정은 총리가 이끈다. 대통령직은 명예직에 가깝다. 그러나 개헌으로 터키 대통령 권한이 대폭 확대됐으며 연임도 가능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처럼 터키는 에르도안 총리가 재직하는 동안 비리로 얼룩졌다. 사회 체제는 후퇴했다. 에르도안 총리가 종교 이념과 논리가 지배하는 이슬람 사회를 표방하면서 자유와 평등, 인권 가치는 위협받고 있다.
그는 사법부를 포함한 정부 조직, 언론에 자신 사람들을 채웠다. 장기 독재자들이 흔히 하는 수법이다.
더욱이 아들과 비리 문제를 논의하는 통화 내용까지 폭로됐지만 터키 국민들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터키 국민들은 선거라는 합법적 정권 교체 수단이 있었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보여주듯 부패한 권력이 장기간 집권하면 그 나라는 퇴보한다. 이는 그 나라, 독재자 본인과 그 가족은 물론 이들을 용인한 유권자 모두에게 불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