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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종합반도체 사업 확장 첫 걸음 내딛었다

박철근 기자I 2014.05.26 06:20:00

실리콘웍스 인수로 전력반도체 사업 위한 기반 구축
EV·ESS 사업과 연계한 고출력 IC 사업 도모
TV SoC·모바일 AP 사업 등 종합반도체 사업으로 확장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LG그룹이 종합반도체 사업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5일 관련업계와 LG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주)LG는 지난 23일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업체인 실리콘웍스(10832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주)LG는 실리콘웍스의 최대주주인 코멧네트워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16.52%)과 LG디스플레이(034220)가 보유한 실리콘웍스 지분(2.89%) 등을 사들이기로 한 것.

LG그룹은 실리콘웍스 지분 인수에 대해 “실리콘웍스 인수로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역량을 직접 보유해 디스플레이 패널과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주력 제품의 차별화와 시장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V·ESS 등 신성장동력 사업의 핵심 부품 공급

하지만 이번 인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역량 보유라는 목적 외에도 고출력 집적 회로(IC) 사업 진출 및 종합반도체 사업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기 위한 첫 단계로 풀이된다.

본지가 입수한 LG전자(066570)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력반도체 사업에 높은 관심을 두고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란 여러 IC의 전압과 화면 상태 등을 복합적으로 제어하는 반도체로, 모바일 기기나 배터리로 동작해야 하는 장비들에서 최소한의 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리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이 부품은 LG그룹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고 있는 전기자동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부품으로, LG전자의 사업 강화에 따라 부품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는 앞으로 LG전자의 EV 사업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고출력 전력 IC 사업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실리콘웍스 인수로 LG이노텍(011070)과 루셈 등 관계사 역량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산켄이나 히타치와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oC·모바일 AP 등 종합반도체로 사업 확장

LG는 실리콘웍스 인수를 기점으로 전력반도체 부문에서 시장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전력반도체 사업을 강화해 EV, 산업용, 가정용 등 전 부문에 걸쳐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LG 반도체의 위상이 정립되면 앞으로는 TV 시스템온칩(SoC)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LG전자는 독자적인 AP 개발에 나섰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손잡고 이르면 2분기 내에 독자 AP ‘오딘’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오딘 개발에 나선 것은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AP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TV SoC 사업도 LG전자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SoC는 말 그대로 하나의 칩에 전체 시스템이 통합된다는 의미로,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 모뎀 등 각종 멀티미디어용 부품과 마이크로프로세서와 D램 등을 하나로 통합시킨 반도체를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G 반도체 시절에도 LG는 시스템 반도체분야에도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TV SoC와 모바일 AP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부하이텍 인수전 참여할까

반도체 사업의 시작인 설계 전문회사 실리콘웍스를 LG가 인수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이 동부하이텍(000990) 인수전에도 뒤늦게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했기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동부하이텍을 인수하면 설계와 생산, 수요까지 시스템반도체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이 동부하이텍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외 3~4개 기업을 후보군으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LG가 동부하이텍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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