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의 한 국책 연구원에서 매년 실시하던 이 조사는 작년, 처음으로 조사기관이 바뀌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의 한국토지주택연구원(LHI)이 이 조사의 용역을 맡게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조사기관이 교체된 것 이상의 의미라고 LHI는 자평하고 있다.
최근 3년 임기를 마치고 LHI 원장에서 물러난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수년 간 수행하던 기관이 있던 터라 용역 수주에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연구원들에게 당부했다. 비용도 충분히 산정해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방법론을 담은 제안서를 냈는데 이게 덜컥 채택돼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소신있게 연구하자는 우리 연구원의 방식이 통했다는 것”이라며 “종전 조사와는 데이터 범위나 내용이 다른 입체적인 연구성과를 올 하반기에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LHI는 현재 한국갤럽조사연구소ㆍ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전국 3만3000가구의 만 19세 이상 가구주 및 가구주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면접원이 직접 방문해 설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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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I는 LH의 산하 연구원이다. 하지만 국가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관(官)의 입장을 이론적으로 대변하는 ‘관변연구소’가 아님을 연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역점 국책사업으로 시행했던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대해서도 소신있는 쓴소리를 담은 연구성과를 줄기차게 발표해 주변에서 “저러다 다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보금자리주택은 도시 주변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값싼 아파트를 대량으로 짓는 사업. LHI는 작년 9월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공간구조 및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그린벨트는 그동안 시가화의 확산을 막는 경계선 역할을 했으나 이곳에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들어섬으로써 그 기능이 약화돼 수도권이 거대 광역대도시권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33만~99만㎡ 이하의 도시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은 소규모 지구에 대해서는 “인근 지역의 과밀 혼잡과 난개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상부의 공공기관인 LH가 주도하는 사업이지만 그 부작용을 질타한 것이다.
김 전 원장은 “환자가 병이 있는데 의사가 편하자고 말을 못하면 그 병은 못 고치고 환자는 죽을 수도 있다”며 “우리가 객관적인 연구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만큼 연구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담은 보고서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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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I는 1962년 설립된 옛 대한주택공사의 주택도시연구원과 1995년에 설립된 옛 한국토지공사 국토도시연구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토·도시·주택분야에서 50년간 연구역량을 키운 연구기관이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LHI는 토지와 주택정책, 도시 및 주택계획, 건설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상급 기관인 LH의 경영여건 개선, 사업의 효율화 및 미래성장동력 창출도 LHI의 몫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중접을 두고 있는 주거복지와 연계해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로 주목받고 있는 지방도시 도시재생사업도 LHI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이 제안을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기본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전북 전주와 경남 창원에서는 시범사업이 추진중이다.
이처럼 LHI는 국가 정책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고 이에 꼭 맞는 계획기법과 기술개발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대주택 단지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후상가 땅을 활용해 의료 및 문화시설, 상가와 임대주택을 추가로 집어넣는 주상복합형 ‘주거복지동’을 건설하는 사업도 LHI의 아이디어다. 이 사업은 올해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9개단지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또 최근에는 주거복지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토론의 장인 ‘주거복지포럼’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포럼은 주거복지 이슈 논의를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인구사회 구조 변화에 대응한 주택정책 및 주거복지정책의 발전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심층적인 학술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조건희 LHI 수석연구원은 “토지·주택 분야의 국내 최고의 종합연구기관로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 연구원 전체가 혼연일체가 돼 매진하고 있다”며 “현장 중심의 연구개발을 통해 LH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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