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지혜로운 선진 결제방식 페이플랜(payplan)’ ‘자유결제서비스’ ‘이젠(easen) 리볼빙(revolving) 서비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처럼 느껴지는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명칭을 부정적인 의미로 바꾼다. 암세포가 퍼진 폐 사진을 담뱃갑에 넣어 경각심을 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 카드사들은 연내 리볼빙을 제한하는 내용의 표준약관을 제정하기로 하고 공동 작업에 착수했다. 카드사 관련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것은 신용카드 개인회원과 신용카드 가맹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고금리 돌려막기 대출로 불리는 카드 리볼빙 서비스란 카드 사용액의 5~10%가량만 먼저 갚고 나머지 금액은 상환을 미뤘다가 이자를 물고 나중에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연 30%에 육박하는 이자율로 가계 부채를 늘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표준 약관이 제정되면 카드사별로 제각각인 리볼빙 서비스의 명칭부터 통일된다. 현재로선 부정적 의미를 함축한 ‘리볼빙 결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행 5~10% 수준인 최소결제비율도 신용등급별로 차등화해 통일하는 방안이 담긴다. 이 경우 최소결제비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물건을 사는 신용구매가 아닌 현금 대출인 현금서비스에 대한 리볼빙은 상환 비율을 더 올리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되고 있다. 애초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지적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그에 따른 연체 대란 가능성 등 혼란을 감안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카드 리볼빙 이용자가 2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100만 명가량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연 20%대 금리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리볼빙 잔액은 작년 말 기준 6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카드 리볼빙 서비스 표준약관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로 카드론과 체크카드 표준약관 제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준기 기자 jek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