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24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판매 지표가 예상밖으로 감소세를 보인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긴급 유동성 지원책을 일부 축소키로 결정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1.11포인트(0.42%) 하락한 9707.44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81포인트(1.12%) 떨어진 2107.61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09포인트(0.95%) 내린 1050.78을 각각 기록했다.
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미국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쥔 고용이 안정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 매수세가 강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곧이어 발표된 8월 기존주택판매가 증가 예상을 뒤엎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성명서에서 주택 부문의 경제 활동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는 점에서 주택판매 감소가 주는 실망감은 더욱 컸다.
주택지표의 부진은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배럴당 65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와 국채는 강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연준이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추가 축소키로 한 점도 출구전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10개가 상승했고, 20개가 하락했다.
◇ 주택판매 감소로 유통주·금융주 타격
기존주택판매가 예상 밖 감소를 기록하면서 유통주와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베드배스앤비욘드는 4% 넘게 하락했고,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로우스는 1% 가까이 떨어졌다.
의류업체인 에어로포스탈, 애버크롬비앤피치, 앤테일러 등도 1~4% 하락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 가까이 하락했고,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는 1%대 낙폭을 기록했다.
◇ MS의 EA 인수설 부인으로 기술주 하락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기술주가 나란히 약세를 기록했다.
해당 기업인 EA가 3% 가까이 하락했고, 구글과 애플이 1% 미만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야후는 1.86% 떨어졌다.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는 5% 가까이 내렸다.
반면 리눅스 업체인 레드햇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37%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2% 넘게 치솟았다.
◇ 신규 실업수당청구 2개월 최저
노동부는 지난주(19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청구가 전주대비 2만1000건 감소한 53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11일 주간 이후 최저 수준이며, 월가의 예상치인 55만건을 밑돈 것이다.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청구는 1만1000건 줄어든 55만3500건으로 집계돼 1월말 이후 가장 적었다.
12일 기준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전체 건수는 12만3000건 감소한 614만건으로 파악됐다. 4주 평균치는 619만건으로 1250건 줄었다.
◇ 기존주택판매 예상 밖 감소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기존주택판매가 2.7% 감소한 연율 510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월가는 판매가 소폭 증가해 535만~540만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한편 기존주택의 중간 가격은 12.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 연준, 긴급 유동성 지원 축소
연준은 기간입찰대출창구(TAF) 규모와 기간을 다음달 500억달러와 70일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달 750억달러, 84일에서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연준은 11월과 12월에도 규모와 기간을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간물국채임대대출창구(TSLF)는 7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그리고 다시 250억달러로 축소키로 했다.
연준은 지난 7월에도 TAF와 TSLF를 축소한 바 있으며, 이번에 추가 축소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