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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요일` 뉴욕 또 폭락..다우 449p↓

전설리 기자I 2008.09.18 06:20:59

AIG 구제 불구 금융불안 확산..단기 금리-부도 위험 `급등`
AIG 45% `폭락`..골드만·모간스탠리도 `급락`
`안전자산의 날`..달러↓-국채·유가·금값↑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가 일제히 4~5% 가량 밀려났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구제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금리가 급등하고, 골드만삭스 등 월가 금융회사들의 부도 위험도가 사상 최고치에 올라서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또 다른 금융기관의 파산이 있을 것이라는 공포감 속에서 금융주가 일제히 추락했다. AIG가 45% 폭락했고, 월가의 5대 투자은행중 생존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609.66으로 전일대비 449.36포인트(4.06%) 떨어졌다. 다우 구성 30개 종목이 일제히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98.85로 109.05포인트(4.94%) 급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56.39로 57.2포인트(4.71%) 밀렸다.

◇AIG 구제 불구 금융불안 확산..금리-부도위험 `급등`

미국 정부의 AIG 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달러의 단기 유동성을 의미하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가 연일 치솟고, 월가 금융회사들의 부도 위험도는 사상 최고치에 올라섰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금융회사의 추가 몰락에 대한 우려감이 사그러들지 않으면서 신용경색이 더욱 심화된 결과다. 은행간 대출시장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 단기 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3개월짜리 리보는 3.06%로 전일대비 19bp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9년 9월29일 이후 9년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과 리보의 차이를 의미하는 TED 스프레드도 전일대비 64bp 확대된 283bp를 기록, 지난 1987년10월20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고치에 올라섰다.
 
월가 금융회사의 부도 위험도를 측정하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도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CDS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사흘 연속 급등세를 탔다.
 
뉴욕 지역의 브로커인 피닉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의 CDS는 전일대비 220bp 치솟은 900bp를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CDS 역시 110bp 급등한 530bp에 달하고 있다. 이들 수치는 모두 사상 최고치다.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의 경우도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CDS는 721bp로 21bp 올랐다.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CDS는 13bp 상승한 323bp를 기록중이며, JP모간체이스의 경우 전일과 비슷한 203bp다. 반면 AIG는 미국 정부의 구제 조치에 힘입어 20.5bp로 급락했다.
 
한편 금융불안의 불똥이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으로도 튀고 있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MMF 펀드인 리저브의 프라이머리 펀드가 손실을 입어 지난 이틀동안 400억달러의 자금이 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AIG 등 금융주 `와르르`..`월가 합종연횡 가속화`
 
AIG가 정부의 구제에도 불구하고 45.3% 폭락했다.

연준은 전날 AIG에 최대 850억달러의 브릿지론을 지원하는 대신 지분 79.9%를 넘겨받는 방안에 합의했다. AIG는 앞으로 2년간 자산을 매각해 정부 대출금을 상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모간스탠리(MS)는 기대를 넘어선 실적에도 불구하고 24.2% 급락했다. 골드만삭스(GS)도 13.9% 떨어졌다.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 워싱턴 뮤추얼(WM)과 와코비아(WB)도 각각 13.4%, 20.8% 미끄러졌다.
 
환난 속에 생존을 위한 월가의 합종연횡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모간스탠리가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 등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은 존 J 맥 모간스탠리 최고경영자(CEO)가 와코비아로부터 관심이 있다는 제의를 받고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들도 모간스탠리에 대해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와코비아 이외의 은행과의 합병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와 더불어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워싱턴 뮤추얼이 매각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주간사로 선정된 골드만삭스가 며칠 전부터 입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의 날`..유가 7%↑-금값 9%↑
 
국채와 함께 유가와 금값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국제 유가가 7% 가까이 치솟았다. 금값도 9% 뛰었다.
 
미국 정부의 AIG 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급부상한 결과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6.01달러(6.6%) 오른 97.16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지난 1980년 이래 최대폭으로 뛰었다.

금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70달러(9%) 급등한 850.5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864.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8월 주택착공 `17년 최저`-2Q 경상적자 1831억弗로 확대

8월 주택착공건수는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무부는 8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연율 89만5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6.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17년래 최저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95만5000채도 하회한 수준이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건수는 더욱 부진했다. 전월대비 8.9% 감소한 85만4000채에 그쳤다. 이는 26년래 최저치다.

주택 건설업체들은 시장 침체로 쌓여가고 있는 재고 소진을 위해 착공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둔화 속에서 차압주택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재고 소진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 2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전분기의 1764억달러에서 1831억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5.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순 자본유입이 전분기의 1904억달러에서 1367억달러로 감소했다. 외국인의 미국 금융자산 취득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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