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주식시장이 큰 폭 상승했으면 낙관론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식시장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전략비축유 방출의 `약발`이 얼마나 오래갈 지 의심스러우며 주식시장 상승세도 마찬가지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 사상최고치 경신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며 이것이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축유를 풀어봤자 치솟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을 잡기 어려우며 미국 정부의 대응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란 논리다.
더구나 내일부터는 일 년 중 가장 주식시장에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9월이 시작된다.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기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딴 곳에 있다고 지적한 카메론 하노버의 에너지 컨설턴트 피터 부텔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해서 정유 공장들의 가동이 재개되는 것도 정유 공장과 송유 시설에 대한 전력 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비축유 방출뿐이라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그렉 팔머 이사의 말은 더욱 신랄하다. 그는 "사람들은 허리케인 피해지역에 투입될 막대한 노동, 원자재, 인프라의 순 결과물이 무엇일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의 헨리 굿먼 이사는 "허리케인 이전에도 미국 원유시장은 부족한 공급과 높은 수요라는 불균형에 직면해 있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주식시장은 휘발유 소매가 3달러 시대의 도래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멜론 파이낸셜의 브라이언 윌리엄슨 주식 트레이더는 "휘발유 가격 3달러는 소비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티 이사는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채권가격이 큰 폭 상승한 것은 사람들이 금리인상 중단과 미국 경제 둔화를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내년 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