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탈모 시장’ 뛰어든 20대 여성…“K헤어케어 진가 보여줄래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경은 기자I 2025.02.03 05:50:00

[K뷰티 유망주]②김유나 레이어스코스메틱 대표 인터뷰
국내외 뷰티 대기업 거쳐 탈모샴푸 개발
“남성 중심 탈모 시장, 여성향 제품 필요”
일본·미국 진출 본격화 “K뷰티 알린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K뷰티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수출효자 상품에 이어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했다. K뷰티 수출의 중심에는 중소 뷰티 브랜드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도 K뷰티산업을 전략적인 수출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새로운 K뷰티 신화를 꿈꾸는 유망 K뷰티 중소기업의 이야기를 통해 K뷰티 산업의 미래를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초등학생 때 홀로 뉴질랜드 유학길에 올랐던 소녀는 10여 년이 지나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 싱가포르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건 K뷰티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LG생활건강(051900), 독일 바이어스도르프 등 국내외 뷰티 대기업을 거친 그는 29세의 나이에 사표를 내고 돌연 ‘탈모’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젊은 여성이 탈모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유나 레이어스코스메틱 대표가 22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네쉬’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유나(33) 레이어스코스메틱 대표는 “개인적인 페인포인트(불편을 느끼는 지점) 때문이었다”며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유독 뷰티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한때 유행하던 샴푸 브러시를 사용했다가 오랫동안 지루성 두피염을 앓았다. 두피도 피부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배경이다.

김 대표는 “두피 타입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마케팅에 혹해 제품을 무분별하게 이용한 결과”라며 “두피와 모발에 맞는 제품 선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두피와 모발 관리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고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효능과 성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헤어케어 브랜드 ‘네쉬’다. 2021년 12월 여성 탈모 관리 샴푸로 시작한 네쉬는 두피 건강, 모발 관리, 스타일링 등 헤어케어 전반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민감성, 건성, 중복합성 등 두피 타입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두피의 유·수분 균형을 유지하고 손상을 최소화하는 게 특징이다.

‘여성 탈모 샴푸’라는 점 역시 네쉬만의 차별점이다. 그동안 탈모 샴푸 시장의 큰손은 중년 남성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네쉬는 젊은 여성층을 공략했다. 탈모 예방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지대하지만 시장에는 남성 중심 제품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 착안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이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탈모 환자 중 여성 비중은 42.9%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여성과 남성의 두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여성 두피는 각질층이 얇고 유분 비중이 낮아 건조해지기 쉽다”며 “모발이 길고 스타일링 빈도가 높아 두피와 모발 관리에 대한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탈모 샴푸 구매 고객의 60%, 관련 키워드 검색의 80%는 여성”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럼에도 시장에는 남성향 브랜드가 많다. 여성들이 이를 사용하면 세정력이 지나치게 강해 모발이 뻣뻣해지기 십상”이라며 “여성들의 수요에 맞는 제품, 두피 타입에 따라 세분화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탈모 증상 완화도 입증했다. 대표 제품인 ‘석류 바이옴 스칼프 부스팅 샴푸’는 사용 4주 만에 탈락 모발 수를 85% 감소시키는 효과가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유전적 요인으로 탈모가 발생하는 남성과 달리 출산, 시술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여성형 탈모는 충분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탈모 예방, 두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탈모 케어 시장은 4990억원, 세계시장은 27조원에 달하며 매년 5%의 성장세를 보인다.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K뷰티의 영향력을 헤어케어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포부다.

김 대표는 “그동안 뷰티 분야에선 피부가 가장 중요하고 헤어는 다음 단계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뷰티 시장이 고도화되며 건강한 모발이 아름다움과 젊음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올해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을 본격화해 세계에 ‘K헤어케어’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레이어스코스메틱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에서 1위에 선정되며 수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 이를 통해 아마존 입점을 지원받았으며 한국콜마(161890)와 함께 신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콜마와 협업해 오는 6월에는 첫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헤어케어에서 나아가 스킨케어까지, 사명 그대로 ‘코스메틱’ 분야에서 ‘레이어’(Layer·층)를 겹겹이 쌓겠다는 목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