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도둑' 녹내장, 만성질환 당뇨병과 밀접한 이유

이순용 기자I 2024.10.20 08:50:33

비만, 스트레스, 고령화, 식습관 변화로 당뇨 환자 매년 늘어
시신경 손상과 결막 충혈, 각막 부종, 안구 통증 나타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383만명에 이른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당뇨병을 진단받는 환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철저한 혈당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오래 이어진 높은 수준의 혈당은 크고 작은 혈관 모두를 좁아지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당뇨병은 눈에도 합병증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실명질환인 당뇨망막병증, 신생혈관 녹내장 등이 있다.

신생혈관 녹내장은 새로 만들어진 신생혈관이 방수의 흐름을 방해해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신생혈관은 기존 혈관이 손상돼 산소나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때 우리 눈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홍채와 인근 조직에 만들어내는 새로운 혈관이다. 신생혈관은 정상 혈관과 달리 불안정해 쉽게 파열되고 출혈,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안압을 유지하는 방수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해 안압을 상승시킨다. 신생혈관이 불규칙하게 발생해 방수가 배출되는 통로인 전방각을 유착시키면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결막 충혈, 각막 부종, 안구 통증 등이 나타난다.

신생혈관 녹내장은 일반 녹내장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신생혈관이 전방각에서 발견되지 않거나 증식 정도가 미세하면 안압이 정상범위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신생혈관이 전방각에 발생하면 안압이 오르고 녹내장이 발생해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신생혈관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선 정기적 검진을 통해 신생혈관을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망막에 대한 레이저 치료를 시행해 신생혈관의 진행을 억제한다. 신생혈관 녹내장이 진행돼 이미 전방각의 유착이 발생한 경우에는 녹내장 안약을 점안해 안압을 낮추고 충혈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안약을 사용한다. 이와 함께 레이저 범망막응고술 혹은 안구내주사술을 통해 신생혈관의 진행을 막는다.

당뇨가 있다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홍채 및 전방각의 신생혈관 유무를 정기적으로 검진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신생혈관 녹내장 외에도 당뇨망막병증 등 눈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유의해야 한다. 혈당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망막 혈관이 빠르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세란병원 안과 박성은 과장은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혈당관리는 물론 눈에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는지 꾸준히 신경 써야 한다”며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고 실명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생혈관 녹내장도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은 과장은 “신생혈관 녹내장의 치료는 약물과 수술로 안압을 낮춰주고, 범망막광응고술과 혈관신생인자를 감소시키는 안구내주사술을 통해 전안부의 신생혈관의 퇴행을 유도한다”며 “안구통증과 결막충혈, 각막부종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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