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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렬 보령축제관광재단 축제사무국장은 “올해 축제와 연계해 열리는 행사만 ‘JS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섬의 날 행사’ 등 3건에 달한다”며 “다양한 테마의 전국 단위 대형 이벤트가 동시에 열리는 건 27년 머드축제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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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의 도시’ 충남 보령이 축제 도시에서 마이스 도시로 변신에 나섰다. 지역축제와 연계해 전시·박람회, 컨벤션, 스포츠 대회 등 이벤트를 여는 ‘확장 전략’을 통해서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축제 인지도와 집객력을 활용해 다양한 유형과 장르의 이벤트를 늘려 나가는 방식이다.
머드축제를 마중물 삼아 다양한 행사를 지역으로 유치, 충남의 ‘마이스 수도’ 타이틀을 달겠다는 포석이다. 전시컨벤션센터, 특급호텔, 쇼핑몰 건립 등 대규모 인프라 개발부터 시작하는 여느 도시들과는 다른 이색 행보다. 국내 축제사(史)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는 머드축제는 연계 행사를 늘리는 확장 전략의 구심점이자 동력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1998년 시작된 머드축제는 보령을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 도시’, ‘충남 최대의 관광도시’ 반열에 올려 놓았다. 2021년엔 세계축제협회(IFEA)가 선정하는 아시아 3대 축제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고 정점을 찍은 2017년 머드축제는 62만명이 넘는 외국인 포함 약 570만명을 끌어모았다. 연간 전체 방문객 2500만명의 4분의 1이 넘는 인원이 단 열흘간 진행된 축제에 몰렸다. 약 30억원을 들여 축제를 연 보령시는 그해에만 투입 예산의 33배가 넘는 1000억원에 가까운 경제효과를 누렸다.
머드축제 연계 행사를 활용한 확장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2022년 해양머드박람회에서 확인됐다. 축제와 같은 머드를 테마로 한 박람회는 놀거리 위주의 축제와 달리 B2B와 B2C 요소를 더했다. 축제기간도 종전 열흘에서 한달로 늘렸다. 축제 현장에선 이례적으로 국내외 바이어가 참여하는 B2B 상담회, 세미나 등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코로나 사태로 3년 만에 재개된 2022년 머드축제는 2019년 방문객 142만명에 버금가는 135만명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기간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지만, 뜨거운 해외여행 열풍으로 대다수 지역축제가 반등 기회조차 잡지 못하던 상황에서 “역시 머드축제”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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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섬의 날’ 행사와 연계해 머드축제의 확장 전략을 한층 확대했다. 2012년 축제 고도화 방안을 찾기 위해 열기 시작한 ‘학술 세미나’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는 규모는 작지만 확장 전략을 통한 행사 발굴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행사 참가자 외에 동반자를 늘리는 효과를 증명해 보이고 있어서다. 고위성 재단 마이스사업팀장은 “유소년 축구대회는 560여 명 선수단 외에 동반 가족까지 더하면 일주일간 열리는 대회기간 지역에 머무는 인원이 2000명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가 전국 도시를 순회하며 매년 여는 해양스포츠제전은 머드축제 기간 중인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대천해수욕장과 보령요트경기장 일대에서 열린다. 대회 조직위는 요트, 카누 등 7개 종목 1400명 선수단이 참여하는 올해 역대 가장 많은 4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계해 열리는 머드축제가 대회 방문을 늘리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봐서다.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섬의 날 행사가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령시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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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축제 확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연계 행사를 기업회의, 포상관광, 학술대회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회의시설 등 인프라 수준에 맞춰 행사와 단체는 중소 규모 위주로 유치하되 동반자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여름 극성수기에 열리는 축제기간 행사와 단체 수요를 충당할 숙박시설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머드축제의 높은 인지도는 각종 행사와 단체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극성수기에 축제와 연계해 열리는 행사에 회의·숙박시설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지역 내 관련 기관, 기업으로 구성된 마이스 협의체(얼라이언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