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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금융범죄로 수십만명의 피해자가 수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인터넷과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 대표변호사는 “형사처벌만큼이나 피해회복이 중요한데, 현재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파산절차를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많은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의 자산 몰수나 추징 보전을 기대하며 형사 고소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방법으로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고, 결국 (가해자에 대한) 파산 신청을 하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보다 확실한 피해 회복을 위해 ‘파산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산 선고가 내려지기 전에 보전처분이라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형사 고소 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2~3년의 기간 동안 자산 은닉이 일어나 나중에 가해자 파산 절차를 밟아도 피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산 선고가 되면 계좌, 가상자산, 자동차, 채권 등 (가해자의) 모든 재산을 파산관재인이 가져가기 때문에 피해 회복에 효과적”이라며 “다만 현재는 이런 절차가 너무 늦게 진행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민사소송 체계로는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판결을 받고 재산명시 절차를 해야만 재산을 파악할 수 있는데, 가해자가 재산명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나 감치 외에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반면 파산 제도를 활용하면 가해자의 모든 재산을 신속히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발생한 여러 불법 피라미드 사기 사건을 예로 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시더스, 마이파트너스, 한양화로 등의 사건에서 피해자가 수만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수천억원을 넘는다”며 “이런 대규모 사건에서는 개별적인 피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전문가들을 모아 조직적 금융범죄 피해회복 방안 연구모임을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1조원대 사기를 벌인 유사수신업체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 등의 파산관재인을 맡았던 임창기(27기) 변호사(서울회생법원 파산관재인)와 올초 ‘빨대사회’(사기범죄 천국의 도래)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주목을 받았던 모성준(32기) 대전고등법원 고법판사를 비롯해 김대현(31기) 서울고등법원 고법판사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외 형사재판 경험이 많은 판사들과 파산 전문 변호사, 대검찰청 범죄수익환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 첫 모임을 갖고 본격적으로 조직적 금융범죄 피해자들의 피해회복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 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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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상당수 가해자들은 수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나온 후에도 여전히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피해자들이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동안 가해자와 그 가족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범죄로 돈을 번 범죄자가 화려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조직적 금융범죄 근절과 함께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