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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에서 24시간 PC방 가맹점을 운영하는 김모(40)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황금 연휴라 하루 정도는 시간을 빼 가족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고향에 가는 직원들을 대신할 사람을 찾지 못해 추석 연휴 내내 매장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명절 떡값을 지급하고, 구인홈페이지에 모집공고도 올렸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김씨는 “명절에 벌이가 좋은 건 아닌데 전기료만 매달 300만원이고, 월세도 1000만원씩 나간다. 그걸 생각하면 문을 닫을 수가 없다”며 “사람을 못 구하면 거의 쉬지 못 하고 계속 일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 쉬며 말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추석 전후로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고민에 빠진 업주들이 상당수다.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주말 매출이 400만~500만원인데 아르바이트생이 다 시골에 가서 큰일이다’, ‘알바생이 떡값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연휴에 며칠 일하나’ 등 정보를 교환하는 내용의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물론 추석 연휴 동안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친척들과 만나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차라리 돈을 버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성인남녀 2586명을 대상으로 ‘추석 아르바이트 계획’을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55.7%)은 추석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들 중 과반은 대다수 자영업자와 관련된 ‘매장 관리·판매’ 업종을 원했다.
하지만 ‘적정 임금’에 대한 큰 의견 차가 결정적인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평균 시급은 최저시급(9620원)보다 5623원 높은 1만5243원으로 확인됐다. 단기간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올해 설 명절 때 자영업자들이 지급한 평균 시급은 1만1275원 수준이다. 연휴 6일간 8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하면, 약 20만원 가량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 ‘바쁜 시간에만 잠깐’ 일하길 원하는 자영업자와 긴 시간 일하고 싶어하는 구직자의 간극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최저임금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해졌다”며 “최저임금을 업종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법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저숙련 업종은 임금인상 여력이 없으니까 임금을 지금보다 유연하게 정해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상생을 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