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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잠시 멈춤' 미 증시 소폭 약세…테슬라 또 5% 폭등

김정남 기자I 2023.06.21 05:03:1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소폭 약세를 보였다. 최근 초강세장을 이어왔다가, 긴 연휴 이후 다소 조정을 받았다. 특히 중국 당국의 부양책에 대해 시장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다.

(사진=AFP 제공)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2%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7% 내렸다. S&P 지수는 4400선을 밑돈 채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6%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중국이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부양책을 시작했지만, 시장은 이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급등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업과 가계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기존 3.65%에서 3.55%로 1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중국은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인 LPR을 사실상 기준금리로 활용한다.

인민은행이 10개월 만에 LPR을 인하한 것은 최근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생산·투자·수출 등 실물경제 지표는 모두 전월 대비 둔화했고,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 역시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미국 증시는 인민은행의 부양 노력에 대한 실망감으로 약세 출발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는 하락 마감했고, 이는 뉴욕 증시로 이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연휴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격 회동한 것은 미중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특히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미국의 진실성을 검증할 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블링컨 장관의 성공적인 방중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중미 관계는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중미 관계의 안정을 위해서는 특히 미국이 말과 행동 모두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썼다. 미중 갈등이 큰 틀에서 바뀐 게 없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ABC에 출연해 향후 몇 달 안에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하며 “그들이 대화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시장 투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제로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시장을 짓눌렀다. 파월 의장은 오는 21일과 22일 의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나서는데, 이 자리에서 연내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점도표를 옹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B.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최고시장전략가는 “시장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경기 침체에 대한 부정적인 힘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두고 (긴축 조치를) 더 엄격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맞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살아나는 기류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21.7% 급증한 163만건으로 나타났다. 착공 건수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0.8% 감소로 나왔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7% 늘었다. 거의 1년 만에 처음 증가로 전환했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 주택 허가 건수 역시 전월보다 5.2% 증가한 149만건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미 ‘부동산 하락장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는 추후 연준의 추가 긴축을 정당화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역시 5% 이상 급등했다.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규격(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다. 현재 산업 표준인 DC콤보(CCS 충전 단자)가 아닌 NACS를 쓰겠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에 이어 리비안까지 합류하면서 ‘테슬라 생태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비안 역시 5% 넘게 뛰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을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을 직접 브리핑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두 인사의 회동은 비공개로 열릴 것”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테슬라의 인도 생산기지 확대를 위한 고위급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 주가도 3% 가까이 뛰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C.J. 뮤즈 선임분석가는 “향후 몇 년간 엔비디아가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서 거래되는 것을 보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인공지능(AI)은 계속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 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5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외에 다른 빅테크 역시 소폭 강세를 보였고, 이에 나스닥 지수는 장 막판 보합권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정도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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