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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9% 올랐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10개월 만에 처음 4300선을 넘은 S&P 지수는 이제는 4400선을 바라보게 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83% 뛰었다.
3대 지수는 개장 전 나온 CPI 보고서를 소화하며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4월(4.9%)보다 낮아졌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0%)와 같았다. 지난 2021년 3월(2.7%) 이후 2년2개월 만의 최저다. 전월 대비 CPI는 0.1% 올랐다. 4월 0.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둔화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와 비슷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5.3%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4% 뛰었다. 시장이 예상한 수치에 부합했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것이어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주거비(0.6%), 중고차(4.4%) 등이 한달새 크게 오르며 근원물가가 뛰었을뿐 나머지 분야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걸맞게 나왔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근원물가가 높은 것은 주거비와 중고차의 비중이 과하게 반영된데 따른 것”이라며 “(CPI가 둔화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달 연준의 금리 동결론에 무게가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00~5.25%로 동결할 확률을 94.2%로 보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PI의 고무적인 추세는 연준이 금리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어느 정도 여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연준이 이번달 금리 인상을 설득하려면 의미 있는 수준으로 깜짝 반등이 나왔어야 했다”며 “대체로 예상에 부합하면서 그런 압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역시 빅테크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3.5% 이상 오르며 역대 최장인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은 안중에 없고 이른바 ‘300슬라’를 향해 달리는 기류다. 테슬라 주가가 또 뛴 것은 미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방식이 미국 표준으로 굳혀지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국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차지포인트는 자사의 충전소에서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커넥터를 이른 시일 내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NACS는 테슬라의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는 충전 표준이다.
‘인공지능(AI) 절대강자’ 엔비디아 주가는 4% 가까이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돌파했다. 전날 깜짝 실적을 내놓은 오라클의 경우 0.20% 올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준 목표치(2.0%)를 상회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있다. CNBC는 “(눈에 띄게 둔화하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면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전했다. 실제 CME 페드워치를 보면,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5.25~5.50%로 25bp 인상할 확률을 60.6%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