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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TSMC와 달리 반도체를 제조하는 동시에 설계도 하는 종합반도체 회사다. AMD·인텔·퀄컴·애플 등은 경쟁자이자 파트너사이고, 때론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이도 하다. 시스템반도체에 약한 삼성으로선 고객사 및 파트너사 확보를 경영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용인 클러스터 조성이 마무리되면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삼각편대’가 완성되고 더 나아가 판교 ‘팹리스 밸리’와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네덜란드 ASML·미국 램리서치·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세계 4대 장비회사들까지 아우르는 메가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해진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하나로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건 반도체를 조금만 공부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만약 시스템반도체 공장이 본사인 수원과 멀리 떨어진 강원이나 호남, 제주에 있다면 글로벌 고객사 유치나 주변 팹리스·소부장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50개 주(州) 가운데 유독 텍사스·애리조나를 선호하는 건 관련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만든 탄탄한 네트워크 때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인력 확보 문제도 고려됐다. 지금도 해마다 3000여명의 인력이 부족한데, 공장이 비수도권에 지어질 경우 이 문제는 더욱 풀기 어려워진다. 특성상 막대한 규모의 전기·용수가 필요한 만큼 수도권 내 대단지 조성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전쟁이 한창인 지금 지방의 반도체 생태계가 자라나는 걸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했다. 대신 삼성은 정부가 국가첨단전략 육성전략을 발표한 날 충청·경상·호남에 10년간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분야는 반도체 패키지·최첨단 디스플레이·차세대 배터리·첨단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지방 생태계 조성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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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는 삼성을 자의 반, 타의 반 중국과 서서히 ‘손절’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고 있다. 그렇다고 서방의 편에 서기도 꺼림칙하다.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을 내밀며 자국 내 공장 유치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 조건을 뜯어보면 ‘대중 투자 10년간 금지’와 같은 삼성으로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독소조항이 가득하다. 정부·삼성의 용인 투자 결정은 대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결과물이다. 지금은 한국이 반도체 중심이 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지역균형발전과 같은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그다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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