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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세일·블프 등 연이은 이벤트로 특수 누려
쓱세일은 소위 ‘대박’을 쳤다. 전국 140곳의 이마트에는 쓱세일에 밀려든 인파로 주말 내내 북새통을 이뤘으며 몰려든 고객들 안전 문제로 잠시 문을 닫는 점포까지 나올 정도였다. 3일간 진행한 ‘쓱세일’ 매출은 계획 대비 140%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동기대비 2.1배나 증가했다.
이커머스 쪽도 지난달 25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해 진행한 이벤트로 호황을 겪었다.
SSG닷컴은 지난달 21~27일 진행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서 해외직구 카테고리 매출이 전월대비 20% 증가했다. 패션몰 ‘W컨셉’도 지난달 14~27일 진행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서 약 50%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마존과 함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한 11번가 관계자는 “행사를 기다려온 많은 고객들이 23일 자정 행사 오픈과 동시에 새벽부터 쿠폰 발급, 인기상품 검색 구매 등 빠르게 쇼핑을 시작했다”며 “실시간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 인기상품 랭킹을 확인하며 다른 고객들은 지금 무얼 사는지, 어떤 브랜드가 인기인지 알아 보고 구매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편의점과 치킨업계는 최근 카타르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가나전이 열린 지난달 28일 주요 상품 매출이 월드컵 시작 2주전과 비교한 결과 최대 3.3배나 늘었다. 치킨업계도 월드컵 한국전이 열리는 날에는 평소보다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유통업계 “소비심리 불씨 살아난 것 아냐”
연말 호황에도 소비자심리를 가리키는 지표는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전월(88.8)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7월 86.0에서 8월 88.8에 이어 9월에는 91.4까지 올랐던 CCSI는 10월 88.8, 11월 86.5로 2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이례적인 할인 이벤트여서 고객이 몰렸지 실제 소비심리가 살아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여러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봤던 강모(42·여)씨는 “고가 핸드백을 하나 장만하고 싶어 ‘아이쇼핑’은 많이 했는데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며 “예년보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고 할인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최근 호황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소비심리 불씨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호황은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탄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에 가깝다”며 “코로나19가 아직 유행 중이고 고물가, 고환율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금리도 또 오른다는데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도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고물가 현상이 지속하면 내구소비재에 이어 타격을 받는 곳이 외식업계”라며 “특히 비교적 음식값이 비싼 곳의 경우 내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말은 원래 쇼핑 대목이었고 최근 대규모 할인전 때문에 일종의 착시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가계 가처분소득이 지속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에는 다시 소비침체 현상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마스크를 벗게 되면 외식, 쇼핑보다는 해외여행에 지출하는 비중이 커져 유통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