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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1년 치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환산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3.24%라면 3억원짜리 전셋집을 순수 월세로 바꿀 때 월 81만원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전세 시장과 월세 시장엔 사뭇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대비 0.3% 상승했다. 그마저 여름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월세 시장에선 지난 2020년3월부터 31개월째 줄곧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2% 올랐다. 상반기만 해도 보증금 7억원이면 월세 40만~50만원에 전용면적 84㎡형 집을 구할 수 있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같은 보증금 기준 120만원까지 월세가 올랐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도 지난해 말 보증금 5억원, 월세 13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던 전용 110㎡형이 이젠 같은 보증금 기준 월세 시세가 350만원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세 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가 더 저렴해지면서 보증부 월세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전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자금 대출 이자를 내느니 월세를 내는 게 더 이득일 수 있어서다. 현재 시중은행 전세 대출 금리는 최고 연 6.5%에 이른다. 전·월세 전환율보다 두 배 높다. 세입자로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 대출 이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월세 역시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그간 전세를 중심으로 형성했던 임대차 시장이 앞으로 보증부 월세 위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세입자, 특히 취약계층 주거비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