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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그대로인데 지출은 줄줄” 하소연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수는 111.4로 전년 동월 대비 6.5% 올랐다. 빵·곡물을 비롯해 △육류 △어류·수산 △우유·치즈 △식용유지 △과일 △채소 △과자 △커피 △주류·담배 △의류·신발 품목을 막론하고 안 오른 품목이 없다.
외식물가도 덩달아 크게 뛰었다.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지만 외식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높은 8.0%를 기록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5월 서울지역 자장면 가격(6223원)은 작년 12월(5692원) 대비 무려 9.3%나 뛰었다. 점심시간 단골 메뉴인 칼국수도 같은 기간 8.6% 상승한 8269원을 나타냈다. 이어 △김밥 △냉면 △비빔밥 △삼겹살 △김치찌개백반 △삼계탕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탓에 국민들의 고통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민고통지수(소비자물가 상승률+실업률)’는 10.6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통계 작성기간(2015년 1분기~ 2022년 1분기)의 평균치(7.7)의 1.38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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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60대 남성 김모씨는 ‘담을수록 이득’ 할인 매대의 ‘무농약 냉콩국물(1ℓ) 5980원’, ‘2개 이상 구매시 20% 할인’ 안내 문구를 한참 들여다봤다. 김씨는 “여름철 별미로 콩국수를 즐겨먹는다”며 “유명 콩국수 가게들의 콩국수가 한 그릇에 1만3000원이나 하더라.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1만원 미만이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명 콩국수 판매점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마트에서 콩국물을 구입해 집에서 콩국수를 해먹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여성 손모씨는 “1인 가구라 소포장 제품으로 주로 구매하다 보니 구입단가가 아무래도 더 비싸다”며 “장을 볼 때 가격에 좀 더 민감하다. 행사카드 할인 등 특가 상품이라고 하면 우선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카드 할인품목인 ‘생 돼지고기 양념주물럭(1㎏)’에 추가 20% 할인 혜택을 받아 원래 판매가격(1만4000원)보다 3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했다”며 “소분해서 보관하면 몇 끼니는 해결할 수 있어 ‘핵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모씨 부부는 “아이들이 먹는 우유, 두유, 과일 등을 마트에서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데 1년 새 확실하게 비싸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흰우유 900㎖ 1팩에 3000원이 넘고 2팩 한묶음 할인가로 사도 5000원은 줘야 한다. 전에는 4000원대였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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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해바라기씨유 수출 제한과 바로 이어진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조치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식용유. 지난 5월에는 구입 자체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가격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40대 여성 방모씨는 “식용유 구입이 어렵지는 않은데 가격이 오른 게 문제”라며 “500㎖ 제품 기준 카놀라유가 5000원이 넘고 올리브유는 1만원도 넘는다. 감바스나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를 요리할 때 기름을 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물가가 쉽사리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박리다매 공동구매’로 나름의 자구책을 찾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50대 주부 최모씨는 “동네에서 알고 지내는 아줌마 셋이서 이렇게 종종 장을 보러 다닌다”며 “대용량·묶음 제품들이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공동 구매해 나눠서 가져가는 식으로 식자재 구입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밥상물가 상승이 시작됐는데 외식물가까지 걷잡을 수 없이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면서 “공급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태라 정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