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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앞두고 빅테크주 폭락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8% 하락한 3만3240.18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1% 내린 4175.2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5% 내린 1만2490.74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3.15% 내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단박에 23.98% 폭등한 33.50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출발했고, 장중 내내 낙폭을 키웠다. 개장 전 나온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매출액은 170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168억 5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대란에 추후 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회사 측의 언급에 주가는 10.34% 폭락했다. 미국 배송업체 UPS 역시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3.59% 빠졌다.
이번 어닝 시즌을 맞아 기업 실적은 호조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 반등을 이끄는 동력은 지난해보다 확연히 떨어져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 같은 거시 환경의 위협에 더 이목이 쏠리며 약세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각각 3.74%, 3.59% 빠졌다. CNBC는 “투자자들이 앞서 넷플릭스와 같은 더 많은 (매도세) 폭발을 우려하면서 (빅테크주의)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애플 (-3.73%), 아마존(-4.58%),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23%) 등의 주가 역시 빠졌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2.18% 폭락했다. 머스크가 전날 트위터 인수 합의 공식화한 여파로 읽힌다. 트위터 주가는 3.89% 하락했다.
특히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65억달러의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신고했는데, 이 중 255억달러(테슬라 주식 담보대출 125억달러+기간대출 등 일반 대출 130억달러)를 은행에서 빌리기로 했고 나머지 210억달러는 아직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지분 금융(equity financing)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210억달러를 모으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팔아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공동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정도로 조달하기에는 큰 금액이라는 점에서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 수석전략가는 “경제 전반이 둔화하면서 펀더멘털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악화하기 시작하면 근래 몇 년간 강세를 보인 대형 기술주들이 무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 점증…금리 하락
시장금리는 이날 급락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724%까지 떨어졌다.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가량 급락한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1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낙폭이 더 컸다. 장중 2.511%까지 떨어졌다.
전날 시장금리 하락은 빅테크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반등을 이끌었으나,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금리가 내리자 JP모건체이스(-2.94%), 뱅크오브아메리카(-2.25%), 웰스파고(-2.75%) 같은 주요 금융주 주가는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핵 전쟁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에 나와 “현재 핵 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예상보다 전쟁이 장기화하자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20% 내린 1만3756.40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4% 하락한 6414.57에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96%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만 0.08% 오른 7386.1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모처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2% 오른 배럴당 10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지원을 거론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약화했고, 국제유가는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