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만 엑소시스템즈 대표는 최근 성남 글로벌 융합센터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강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효과 유무인데 일반적인 헬스케어 기기는 효과를 연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기술의 효과를 임상으로 입증하고 전문성과 신뢰를 쌓으면서 병원과 일반가정에서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기술에 대해 그만큼 자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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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등 투자자부터 글로벌 제약사까지 ‘러브콜’
이후만 대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근골격계 질환의 헬스케어 사각지대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2017년 1월 엑소시스템즈를 설립했다. 그는 “연구원으로 수년간 로봇 기술 관련해 문제를 풀어왔다면, 창업자로서는 세상의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직접 경험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 아이템을 생각해냈다”고 털어놨다. 다리를 크게 다쳐 휠체어만 탔더니 3개월 뒤 무릎을 펼 근력조차 사라진 경험, 할머니가 오랫동안 병원에 누워지내셔서 팔다리 관절이 굽어진 채 돌아가셨던 모습 등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고가의 장비를 수반하는 재활프로그램을 일반 대중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에 엑소시스템즈는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2017년 한 해만 정부 주관 공공기술 기반 기술창업 데모데이 대상, 스파크랩·카카오벤처스에서 창업자금 유치 등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SBI인베스트먼트와 라구나인베스트먼트,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보험급여 대상으로 확인받아 병원에 도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2월에는 웨어러블 기기와 신체 신호 측정, 바이오피드백 운동프로그램, 클라우드 저장과 모니터링 등 시스템 전반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매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엑소시스템즈 기술은 생체신호에서 근육 특성을 뽑아내는 것이다 보니 다양한 질환의 환자 데이터도 분석 가능하다. 덕분에 지난해부터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협업해 희귀난치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경희의료원과도 기술을 시험 적용하면서 임상연구 중으로, 최근 관절염 고령환자들에 대한 근력과 근활성도 등의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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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치료 시장은 유망하다. 국가마다 근감소증에 질병 코드를 부여 중이고, 우리나라도 작년 질병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만큼,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엑소시스템즈의 기술은 근육의 기능을 정량적으로 파악해 근감소증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후만 대표는 “근위축증 주사는 한 번 맞는데 수억원이 든다. 비용을 낮추고자 보험을 적용하려면 약물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데, 환자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테스트 결과가 달라져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술로 환자를 지속 모니터링할 수 있는 만큼, 효과를 입증해 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병원들과 협력 중”이라며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꾸준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면 임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엑소시스템즈는 올해 제품 첫 출시에 나선다. 엑소리햅은 개발품만 소량 제작한 수준이었는데, 일부 소비자가 언론을 보고 제품을 문의해 구매하면서 모두 소진됐다. 정식 출시가 아닌데도 제품이 좋은 시장 반응을 얻은 만큼, 현재 엑소리햅의 장점은 흡수하고 한계는 극복한 ‘엑소핏’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공식 출시한다. 엑소리햅은 다리 위주로 사용 가능했다면 엑소핏은 불편한 신체 부위 어디든 간편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이후만 대표는 “성남시의 한 복지관에서 우리 제품을 활용한 헬스케어 프로그램 정규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을 사고 쓰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 기술이 고객과 접점을 가지면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추상적인 기술만 좇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 효용가치를 고민하는 회사임을 인정받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