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불가능…획일적 거리두기 끝내자"[스페셜리포트]①

박경훈 기자I 2021.10.05 05:55: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김윤 교수
"거리두기, 피해는 사회적 약자인 자영업자에 집중"
"거리두기 여파로 사망, 코로나19 사망자의 4배"
"의료체계 확충, 사망자 수 늘지 않을 수 있어"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집단면역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델타 변이는 전파력은 3배 높고, 백신에 대한 저항력은 2~4배 높다. 영유아를 포함해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도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 오르체홀에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공개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집단면역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존한 방역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됐다. 사회경제적 피해가 엄청날 뿐 아니라 그 피해가 사회적 약자인 자영업자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거리두기는 노인과 저소득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이와 연관된 사망자가 코로나19 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보다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치게 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달성 불가능해진 집단면역이나 지속 불가능한 거리두기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바이러스에 맞서야 한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효과에 비해 피해가 훨씬 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대신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인 역학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속한 확진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를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접촉자를 격리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이나 경로를 알 수 없는 새로운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해진 것은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으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상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경우 사망자 수는 일정 수준에서 억제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200명이 발생해 누적으로 1283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백신접종으로 치명률이 0.1%로 낮아지면 확진자는 하루 평균 3500명이 발생해도 사망자는 이전 수준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존한 낡은 방역에서 역학조사와 중환자 치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방역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는 정교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전히 확진자 수 증가를 우려하는 국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자영업자를 포함한 다양한 국민들이 큰 틀에서 합의하고 이를 정부가 책임지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때 위드 코로나로의 새로운 일상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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