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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자동차·반도체 수출호조 계속…컴퓨터·바이오 등 연말 악화"

신중섭 기자I 2021.06.08 06:00:00

전경련,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대상 수출전망 조사
"글로벌 수요 감소·미중 패권갈등이 위협요소"
"통상여건 개선·규제개선·세제감면 등 필요"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올해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이차전지와 자동차, 반도체, 선박, 자동차부품 등의 품목은 내년까지 수출 호조세 유지가 전망된다. 반면 컴퓨터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가전 등은 올해 하반기 수출 호조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미중 패권갈등 등이 우리나라 수출에 가장 큰 위협요소로 꼽힌다.

(사진=전경련)
◇이차전지·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 지속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8일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5대 품목에 대한 수출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출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은 △이차전지(22.0%) △자동차(13.6%) △반도체(12.0%) △선박(10.5%) △자동차 부품(9.4%) 순이었다.

이들 품목의 수출 호조 지속 기간으로는 이차전지가 ‘2024년 이후’(40.0%), ‘2023년 하반기’(30.0%)로 수출 호조세가 가장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주요 기업들의 해외 현지 진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가 가장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내년 하반기’까지라는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각각 62.5%, 57.1%로 조사됐다. 기저효과,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 1위인 반도체는 D램 중심 수요 강세로 공급상황이 빠듯해 ‘내년 상반기’(63.6%)까지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나, 단가 하락이 우려되고 내년 상반기 이후 증가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선박은 ‘내년 상반기’(33.3%), ‘2023년’(33.3%), ‘2024년’(16.7%)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2022년 상반기까지 수주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의 수출 호조세가 가장 먼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위 5개 품목은 △컴퓨터(16.7%) △석유화학(15.4%) △디스플레이(12.3%) △바이오·헬스(11.1%) △가전(8.6%) 순으로 조사됐다. 하락전망 상위 품목 중 ‘올해 하반기’부터 가장 빠르게 하락이 예상되는 품목으로는 △바이오·헬스(60.0%) △가전(57.1%), 컴퓨터(50.0%), 석유화학(40.0%) 등이 꼽혔다. 특히, 그동안 진단키트 특수를 누리던 바이오·헬스 분야가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수출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 역시 ‘내년’부터(상반기 40.0%, 하반기 40.0%)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컴퓨터·가전 등 코로나 수혜와 기저효과 등으로 그동안 호실적을 기록했던 분야 역시 점진적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전경련)
◇가장 큰 위협요인 ‘글로벌 수요 감소’…통상여건 개선 등 필요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 산업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36.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미중 패권갈등(27.7%), 보호무역주의 확산(13.9%) 순이었다.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주요 수출국에 대한 정부의 통상여건 개선 노력(38.9%)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규제개선·세제감면 등 기업환경 개선(33.3%),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확대(27.8%)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우리의 수출이 주력 품목과 신성장 품목 등에서 대부분 호조세지만, 현재의 호조가 기저효과에 기인한 부분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았다. 향후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현재의 수출 호조세를 지속하고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수출국의 통상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차원 규제개선 및 각종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 우리 수출 실적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언제 또다시 위기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가 미중 패권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보다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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