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씨는 열흘 정도 지난 8월 8일 옥길동의 다른 밭(3355㎡)도 지분쪼개기로 사들인다. A씨는 396㎡를 1억8000만원, B씨는 668㎡를 3억원에 사들였다. 이들은 부천지구축산업협동조합에서 각각 1억3000만원, 1억8200만원을 빌려 땅값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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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A, B씨와 함께 옥길동 답(3355㎡)을 같이 산 서울 금천구 주민이다. C씨는 이 답에서 461㎡를 소유하고 있다. C씨는 이에 앞서 7월 10일 옥길동의 다른 답(2377㎡) 쪼개기 매입에 합류, 1억5600만원을 빌려서 515㎡를 사들였다.
광명시 가학동의 밭들에서도 동일 인물들의 토지 매입이 확인된다. 1533㎡ 규모인 밭은 지난해 6월 15일 3명이 3분의 1, 즉 511㎡씩 나눠 사들였다. 여기엔 강북구의 D씨, 구리시의 E씨가 포함돼 있다. D, E씨는 바로 다음날 가학동의 다른 밭(1514㎡) 중 각각 364㎡, 182㎡을 매입했다. 광명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광명 내 다른 쪼개기 땅에 분명 C~E씨가 참여해서 모자란 1000㎡를 채웠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이들이 특히 7~8월에 걸쳐 이곳저곳에서 땅을 사들인 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말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원주민이 자신의 땅 1000㎡를 협의양도했을 때 해당 택지에 공급하는 주택을 가구당 한 채씩 특별공급 받게 자격을 주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규모 택지 개발 토지보상을 앞두고 원주민의 재정착을 도우면서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서울로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당시 정부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광수 행정사는 “광명·시흥은 보금자리 해제 후에 언제든 개발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아파트를 준다니 쪼개기해서라도 1000㎡를 사모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이를 악용하고 부추긴 기획부동산이 헐값에 땅을 사들여 1000㎡에서 모자란 지분 만큼 땅을 사려는 이들에게 비싸게 되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보장했던 단독주택 용지는 사실 그닥 인기가 없었다, 단독주택은 본인이 짓기도 힘들고 아파트만큼 값이 오르지도 않기 때문”이라며 “아파트 분양권을 준단 정부의 ‘당근책’이 오히려 투기를 부추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지자체의 관리 감독 소홀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광명·시흥지구는 2010년 공공주택(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2014년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였다. 하지만 투기의 온상이 됐음에도 지자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관리를 하겠단 특별관리지역에서 수십 명씩 쪼개기로 지분을 갖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던 건 지자체에서 관리감독을 전혀 하지 않았단 의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