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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의 정치학]800억 짜리 대국민 성인지 학습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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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오 기자I 2020.11.07 06:00:00

여가부 장관의 실언, 여가부 설립목적 훼손
野 "이정옥 장관 사퇴하라" 맹폭
與도 당혹…이낙연 "언행 신중하라" 질타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여성정책의 기획·종합 및 여성의 권익증진’. 여성가족부 설립목적의 첫 번째다. 여성권익이 여가부의 핵심 업무란 얘기다. 여성을 향한 신체적, 사회적, 정치적 등 다양한 위협 행위에 여가부가 앞장서서 보호하는 이유다. 이런 탓에 남성단체 혹은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여가부가 모든 화살을 맞음으로써 역으로 한 개인인 여성은 보호받을 수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성들의 든든한 보호막인 여가부가 여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어찌 된 일일까. 문제의 발단은 이정옥 여가부 장관이다. 앞서 지난 5일 이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성폭력 사건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야당에서는 일제히 이 발언에 맹폭을 퍼부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피해자인 여성의 고통을 보듬고 대변해도 모자랄 여가부 장관이 오히려 여당의 후안무치를 감싸기 위해 학습 기회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의식도, 양심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이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의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장관이라는 공직자가 저런 막말을 해도 장관 자리에 버젓이 버티고 있는 게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다”고 꼬집었다.

오 전 시장의 피해자는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나는 학습교재냐”며 “충격적”이라고 이 장관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여성 인권 보호를 최우선에 두는 여가부의 수장이 되려 여성 피해자를 공격했다고 힐난한 것이다. 여가부로서는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민주당도 이 장관의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며 이 장관을 질책했다. 이 장관도 논란이 커지자 “성인지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압도되다 보니 그런 표현을 한 것 같다”고 몸을 낮췄지만, 이미 여성계 전반의 공분을 산 뒤였다.

그런 맥락에서 이 장관의 발언은 여가부 설립목적의 취지를 스스로 훼손했다. 특히 여성운동가로서 살아온 그의 이력과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 더 나아가 그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 자체의 근간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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