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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대 누리꾼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머리카락 집게핀’이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뉴트로(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 열풍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헤어 집게핀에 꽂혔다.
집게핀이라는 말로 익숙한 ‘헤어 클로(hair claw)’는 199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였던 대표적인 레트로 아이템이다. 헤어클로는 머리형을 만들 때 쓰는 핀의 한 종류로 주로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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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집게핀은 1990년대 엄마 화장대에서 많이 보던 헤어 액세서리다. 세월을 거슬러 20대들 손에 돌아오면서 좀 더 성숙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잇템이 됐다.
액세서리는 나 자신을 가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여기에 집게핀은 특별한 테크닉 없이 ‘똥손’도 손쉽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듯)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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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직접 액세서리를 만드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에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다양한 DIY(Do It Yourself)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요즘 액세서리 만드는 취미에 푹 빠졌다는 A(31) 씨는 “몇 년 전 이런 재료를 우연히 사게 됐다. 그런데 요즘 이런 게 다시 유행하더라. 방구석에 넣어놨던 것들을 꺼내 헤어 액세서리를 뚝딱 만들었다”라며 “재료가 많이 남아 주변 지인에게도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했다. 요즘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다 보니 방구석 취미를 많이 찾는 것 같다. 꾸준히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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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패션계의 가장 큰 유행은 ‘1990년대로의 회귀’다. 한국의 1990년대 역시 경제 활성화로 ‘오렌지족’, ‘X세대’ 등 젊은 소비 주체를 지칭하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던 시기다.
이 같은 패션 경향이 30~40대에게는 친밀감을, 10~20대에게는 새로움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을 과감하게 드러냈던 X세대의 취향이 요즘 젊은 세대에게 부담 없이 어필한 것 같다”라며 “여기에 최근 복고 감성과도 맞물려 이러한 제품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