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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남양유업의 실적이다. 이 기간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은 1조308억2675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1조1669억7193만원)과 비교하면 11%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2017년 50억8025만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억1735만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3년 만에 90% 이상의 영업이익이 사라진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전 부문에 걸쳐 부진한 사업성과를 냈다. 남양유업은 작년 우유류와 분유류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4.99%, 4.76% 감소했다. 차와 주스 등 기타 부문도 전년보다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유가공 부문(시유·분유·발효유·유음료)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2013년 갑질 사태로 불거진 불매운동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남양유업은 같은 업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7년 보통주 1주당 450원에서 지난해 800원으로 배당금을 올렸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매출은 8811억7835만원에서 1조3932억5652만원으로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1억5080만원에서 852억9489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실적 개선이 배당금 확대로 이어진 구조다.
남양유업이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는 배경에 지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 등 총수일가가 전체 지분의 53.85%를 보유하고 있다. 즉 매년 배당금으로 4억5000만원가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이 총수일가에게 지급됐다.
반면 매일유업은 김정완 회장 일가의 지분이 12.52%에 불과하다. 매일유업의 최대대주인 매일홀딩스의 총수 일가 지분은 60% 이상이지만 사내복지기금도 지분에 참여하고 있어 배당이 늘수록 직원 복지 확대로 이어지도록 했다. 남양유업은 총수 일가 외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로 이뤄져 있어 임직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없다.
한편, 남양유업은 여러 곳의 육아 커뮤니티에 매일유업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매일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는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방성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남양유업이 경쟁사 비방의 수단으로 쓰던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를 지속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