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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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전 남편 살해 및 사체훼손·유기 혐의를 받고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사건을 취재하고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 임기현 PD가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달 31일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경찰이 차마 공개할 수 없었던 CCTV 내용은? 고유정이 범행 전 검색한 충격적인 단어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임기현 PD는 먼저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았다. 제주동부경찰서가 범인을 잡고도 현장 검증을 하지 않은 이유는 선진화된 사법 문화를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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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PD는 “경찰이 현장검증을 하지 않은 이유는 검찰과도 합의된 사항이었다. 내부적인 지침도 있었다. 경찰이 과거에는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를 붙잡으면 현장을 검증했다”며 “하지만 현장 검증이 수사기관이 실적을 자랑하고 범인이 조리돌림을 당하는 장소로 변질돼 본질에서 멀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도 동부경찰서가 현장검증으로 고유정의 범행을 재연했다면 욕을 덜 먹었을 것이다”라며 “그런데 선진화된 현장 검증, 사법 문화를 만들어보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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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PD는 고유정이 전 남편 시신을 훼손한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하다”며 “경찰이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한 방법을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유정이 범행 전 ‘감자탕‘, ‘전기톱’ 등 검색어를 찾은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검색어와 관련된 행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살인하고 사체를 토막 낸 범인들보다 훨씬 잔인했다”고 설명했다.
임 PD는 또 고유정이 토막낸 시신을 버린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인 배 갑판 CCTV를 보다가 피해자 동생이 기절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배의 2층과 3층은 차가 짐을 싣는 칸이다. 고유정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진 장소는 5층 갑판이다”라며 “시체를 담았던 캐리어를 차에서 내린 뒤 힘들게 끌고 올라와서 갑판에서 (시신을) 버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유정은 참혹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그는 ‘교도소에서 밥도 잘 먹고 교도관에게 인사도 잘한다. TV에 얼굴 나오는 걸 싫어한다’는 등 태연하고 뻔뻔한 수감생활이 전해져 또 한번 공분을 안겼다. 이에 많은 이들은 고유정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궁금해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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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임 PD는 “고유정이 평소 했던 말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 말에 따르면 고유정 자신이 유복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랐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사진이라던가 현 남편과 했던 말을 종합해보면 가정환경이나 성장배경은 문제가 없었던 걸로 보인다”며 “대학교때까지 고유정을 알던 사람들은 이번 범죄를 ‘정말 예상치도 못했다’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얘기한다. 성격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범죄가 더욱더 뜻밖이고 놀라운 범죄다”라고 말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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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동기는 과연 무엇일까. 임 PD는 “고유정은 살해한 전 남편을 굉장히 증오했다. 오랜 연애를 하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은 결혼생활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며 “고유정이 아버지 렌터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과도한 업무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로 인해 직원, 거래처 등과의 갈등이 생기면서 남편과의 사이가 굉장히 악화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렌터카 회사 사장이었던 아버지한테 회사 업무와 관련해 많이 혼났다는 증언이 있다. ‘아버지한테 본인이 잘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이 가능하다”라며 “이후 전남편과 크게 싸웠는데 그 일을 전남편이 고유정의 아버지한테 이야기를 했다. 그일로 남편을 굉장히 증오하게 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현 남편과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점에 전남편과 사이에 있었던 친아들 문제로 엮이는 것을 싫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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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유정의 형량은 어떻게 될까. 임 PD는 “고유정이 스스로가 범행을 인정했기 때문에 살인죄는 피할 수 없을 거 같다. 의도적 살인이냐 우도적 살인이냐가 형량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은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기 위해 시신 유기를 한 것 같다. 법원에서 그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만약 우발적 살인이 인정된다면 모범수 생활을 할 경우에 가석방도 가능하기 때문에 짧은 형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 PD는 고유정의 재판에 대해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사람들은 고유정이 사형을 받거나 무기징역을 받길 원하지만 법률공방이라는건 그렇지 않다. 고유정이 어떤 증거와 논리로 반박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