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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마음의 부자부터 되자

권소현 기자I 2019.02.05 06:00:00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전 금융감독원 조사연구 국장] 소득수준, 소유수준과 관계없이 저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행복의 크기가 사뭇 달라지는 까닭은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경제적 동물이 되어야 하지만 욕심이 지나쳐 소유욕에 매몰되면 정말 소중한 정신적 자산을 지켜내기 어렵다.

‘생각하는 갈대’라면 사람이 지향해야 할 최우선 가치는 재물이 아니고 마음의 평화일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은 자신에 대한 긍지, 사회와의 신뢰감이 두터워질수록 마음의 부자가 되면서 긍정적 자세로 세상을 보게 되어 경제적 여유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주변에서 보면 근검절약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디선가 갑자기 큰돈을 번 사람들보다, 더 알차게 인생을 꾸미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절대빈곤을 벗어난 다음에는 소유하는 재물의 많고 적음은 사람들의 성취감 또는 행복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예컨대, 일류 호텔에서 샥스핀에 명품 와인을 마시며 상대방의 의중을 겨누려고 하는 것보다, 시장터에서 마음 맞는 친구와 마주 앉아 뜨끈한 순댓국에 막걸리 한 주전자 마시는 기쁨이 훨씬 클 수도 있다. 문제는 상어지느러미 먹는 사람들을 시샘하는 시기심이나 반대로 장바닥에 앉아 순댓국 먹는 이들을 깔보는 자만심이 스스로를 쓸데없이 괴롭힌다.

돈과 권력에 유달리 집착하는 인사들일수록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겉으로는 미사여구와 호언장담을 하며 애써 우월감을 과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뒤안길에는 삭막한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한 장면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다가 정작 소중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로움을 저버린 까닭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면. 인생을 항해하는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었기에 겉모습과 달리 불안하고 번민하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벌어지는 정신적 빈곤의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탐욕이다. “사람들이 자꾸 더 많은 돈을 거머쥐려고 하는 까닭은 다른 사람들도 더 많이 돈을 가지려 한다.”고 생각하는 심리 압박이 큰 원인이다. 상대와 비교하면서 막무가내 물질만을 쫓다 보면 마음이 메마를 수밖에 없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맹수들도 제 배가 부르기만 하면 먹잇감이 지나가도 괴롭히지 않는다. 생각하는 인간이 때로는 생각하지 못하는 짐승을 배워야만 하는 장면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공동체를 떠나서는 생존이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욕심으로 허둥지둥하다 보면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쉽다. 심하면 공익을 해치면서 사리사익을 취하려는 천민자본주의에 물들어 오랫동안 쌓아온 인간적, 사회적 신뢰관계까지 한순간에 무너트리다가 결국에는 넘어지고 만다.

평범하게 살더라도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마음의 부자로 여유 있게 사는 인생이 보람찰까? 부와 권력을 쌓아놓고 전전긍긍하며 두리번거리는 인생이 대단할까?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돈 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자세를 가지는 순간부터 근심걱정의 그림자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명심보감에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미천해도 즐겁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귀하게 되어도 근심한다고 하였다(知足者 貧賤亦樂, 不知足者 富貴亦憂).” 사회적 동물이면서, 생각하는 갈대인 인간에게 행불행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마다 가슴속 절대가치를 소중히 할수록 마음의 평화가 다가와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하여도” 긍정적 시각에다 열정적 에너지가 충만해지면서 경제심리도 호전되고 경제적 여유도 다가온다.

새해에는 누구나 가슴 속에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마음의 부자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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