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수상경력 등 학생부 비교과 축소…내신 관리 더 중요해져

신하영 기자I 2018.08.20 05:00:00

여전히 수시 비중 60% 이상…“학생부 교과성적 관리해야”
학생부 수상실력·자율동아리 축소…방과후활동 기재 금지
정시 수능선발 30% 이상 늘어 특목고·자사고 선호도 반등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수능전형비율 30% 이상 확대 권고, 국어ㆍ수학ㆍ직업탐구에 공통+선택형 구조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현 중3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지금보다 정시 수능 선발인원이 6000명 이상 늘어난다. 교육부가 ‘수능전형 비율 30% 이상’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시 비중이 여전히 높아 학생부전형의 토대가 되는 고교 내신(교과)성적의 영향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학생부에 기재 가능한 비교과 활동이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고교 3년간의 교과성적 관리는 더 중요해졌다.

◇ 35개 대학 ‘정시 수능확대’ 권고 대상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의 골자는 정시 수능전형 확대다. 교육부는 국고지원과 연계하겠다며 ‘수능전형 비율 30% 이상’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해 수능전형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수능전형 비율을 30% 이상 확대한 대학에 재정지원을 해주겠다는 뜻이다. 해당 사업은 대학의 입학사정관 인건비를 보전해주는 측면이 크다. 인건비 부담을 우려한 대학들의 수능전형 확대가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4년제 일반대학 198곳 중 수능전형 30% 이하인 대학 35곳이 권고 대상이다. 여기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경희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포항공대·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대학이 정시 수능전형을 30%까지 끌어올릴 경우 정시 선발인원은 올해보타 5354명 늘어난다. 대학별로는 △서울대(325명) △고려대(587명) △연세대(109명) △한양대(186명) △포항공대(99명) 등에서 정시 선발인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수시에서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정시 선발비율은 3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권고 대학에서만 수능 선발인원이 최소 6000명 이상 늘어난다.

입시전문가들은 수능선발 확대로 현 정부 들어 침체기를 걷던 특목고·자사고의 선호도가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성적 우수 학생이 몰리는 과학고·외고·자사고 등의 경우 내신 비중이 커질수록 대입에서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은 비교과 관리만 잘하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정시에서 모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며 “특목고·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 학생부 비교과 기재 축소…내신 영향력은 그대로

정시 수능전형이 35%까지 늘더라도 여전히 수시 비중은 60%에 달한다. 특히 학생부에 써 넣을 비교과 활동이 축소되기 때문에 교과(내신)성적의 영향력은 유지된다.

교육부는 이번 대입개편에서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도 내놨다. 지금까지는 수상경력 기재에 제한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학기당 1개까지만 이를 기재할 수 있다. 학생들 스스로 만든 자율동아리 활동도 학년 당 1개만 기록할 수 있다. 소논문·방과후활동·부모 정보 등은 모두 기재가 금지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여전히 수시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고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서 평가할 내용이 줄면서 내신 중요성은 유지될 것”이라며 “학생부 개선방안에 따라 그간 소논문과 방과후활동으로 학생부를 풍부하게 만들었던 자사고나 특목고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미리 대입전형을 염두에 두고 진학할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수능 평가방법은 현행처럼 국어·수학·탐구는 상대평가로, 영어·한국사는 절대평가를 유지한다. 다만 제2외국·한문은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고자 2022학년부터 절대평가를 도입한다.

◇ 수능 과목선택 셈법 복잡해져…EBS 연계율↓

수능 과목 선택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국어·수학에 선택 과목이 도입됐으며 탐구는 17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8~9개 과목 중 2개만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이영덕 소장은 “선택과목 수가 많아져 과목 간 난이도와 응시인원에 따른 유·불리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능과 교육방송(EBS) 연계율은 종전 70%에서 50%로 하향 조정한다. 수능 문제의 70%를 EBS 교재·강의에서 출제하면서 학교수업이 문제풀이로 왜곡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수능-EBS 연계정책은 사교육비를 경감한다는 취지로 2004년 도입, 2011학년도 수능부터 연계율 70%를 유지해 왔다. 덕분에 농어촌지역에선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EBS 교재·강의로 수능 대비가 가능했다. 하지만 교실에선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고교 교육과정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EBS 영어 지문의 해석본을 통째로 암기하는 부작용도 생겨나 2016학년도 수능부터 영어만 간접연계로 출제방식을 바꿨다.

직접연계는 EBS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가져다 출제하는 방식이다. 반면 간접연계는 EBS 교재와 비슷한 난도의 다른 지문을 출제하는 방식이다. 2022학년부터는 영어 외 다른 과목에서도 간접연계 방식을 적용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EBS 연계율을 급격히 축소할 경우 혼란이 생길 수 있어 이번 개편에선 50%로 낮추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계율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