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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뉴욕 AI센터 오픈..동부 우수 인재 확보 ‘사활’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다니엘 리 교수는 뉴욕 AI 센터장으로 선임돼 하반기 뉴욕 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다니엘 리 교수는 뉴욕 센터를 석박사급 연구원을 중심으로 30~50여명 규모로 꾸려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로보틱스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전자 최고연구과학자(CRS)를 맡아 특정 센터에 속하지 않고 전체적인 AI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뉴욕에 AI 센터를 추가로 세우는 것은 미국 동부에 세계적인 명문 공대가 밀집해 있어 AI 연구에 기반이 되는 수학과 물리학, 공학 분야 석학과 연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버드를 비롯해 메사추세츠공대(MIT), 프린스턴대, 펜실베니아대, 컬럼비아대 등에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IT(정보기술) 인재를 빨아들인다면, 뉴욕 센터는 동부지역 과학·공학 분야 우수 인력을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영입한 다니엘 리 교수와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표적인 미국 동부 출신의 AI분야 석학이다. 두 사람 모두 원래 전공은 물리학이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물리학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다니엘 리 교수 역시 MIT에서 고체물리를 전공했다. 이들은 물리학을 기반으로 뇌신경학과 자동학습 등을 연구해 세계가 AI를 주목하기 한참 전인 1999년 인간의 뇌신경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지적 활동을 그대로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해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동부지역 AI 석학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에 윤부근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을 비롯한 임원 30여명이 직접 뉴욕으로 날아가 ‘글로벌 AI 포럼’을 열고 삼성의 미래 비전과 계획을 소개했다. 포럼에는 하버드대와 뉴욕대 등 14개 대학에서 100여명의 AI 전문가를 초청해 연구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니엘 리 교수와 세바스찬 승 교수 정도의 권위자는 돈만 많이 준다고 해서 기업으로 적을 옮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 삼성의 AI 비전과 방향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거점 6곳으로..AI 추월 차선 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한국 AI 총괄 연구개발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5곳의 글로벌 거점을 세우며 공격적으로 AI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AI분야에서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에 비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에 힘을 쏟아 추월 차선을 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AI총괄센터는 이근배 전무가, 미국 실리콘밸리센터와 캐나다 토론토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래리 헥 전무가 이끌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센터는 드미트리 베트로프 교수가, 영국 케임브리지 센터는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 등 학계 권위자가 지휘한다.
한국 AI센터가 독자적으로 연구를 하면서 글로벌 센터를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고, 나머지 5곳은 전세계 AI 인재들이 모여 연구에 총력을 기울인다. 삼성전자 AI 연구센터가 자리 잡은 지역은 모두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AI 연구중심지다.
다니엘 리 교수가 이끄는 뉴욕센터가 차세대 기계학습과 로보틱스 연구에 집중한다면, 실리콘밸리센터는 언어·영상 이해 분야 AI 연구에 특화된다. 영국 케임브리지센터는 AI 기반 감정인식을, 캐나다 토론토 센터는 음성인식을 집중 연구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센터는 수학과 물리학 등 순수학문에 기반한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 등 모든 기기에 AI 를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처음으로 AI스피커도 내놓는다. 아마존과 구글이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국내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들까지 각축을 벌이는 시장이지만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제조 기술력은 이들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강점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부터 가전, 기업용 기기까지 올해 국내에서만 1400만대의 무선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세계 IT기기 판매량은 연간 5억대에 이른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600명, 해외 400명 등 총 연구 인력을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AI 인재를 확보하는 등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