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월 수도권 5만가구 집들이…전세난 숨통 트이려나

이승현 기자I 2016.06.21 05:30:00

하남 8802가구, 화성 5372가구 등
공급 물린 지역 전셋값 떨어질듯
김포 푸르지오·인천 스카이 뷰 등
2000가구 웃도는 대단지도 주목
임대차 계약때 계약자·집주인 같은지 확인해야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서울·수도권에서 5만 2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전세난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제공=LH]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셋집이요? 여긴 많아요. 세입자가 골라서 들어가고 있어요. 전세가격도 서울 시내 웬만한 동네보다 쌀 걸요? 3.3㎡당 1000만원도 안되는 물건도 적지 않아요.” (위례신도시 소재 W공인 관계자)

이달부터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경기도 하남·구리시 일대와 위례신도시 등 공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 해갈에 단비로 작용할 전망이다. 입주 단지 주변 지역으로는 역전세난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부터 9월까지 매달 1만 가구 이상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서울·수도권에서 전셋집을 구할 생각이라면 입주 물량이 몰리는 이들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6~9월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 봇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1만 6279가구로 지난달 4635가구보다 3.5배 이상 많다. 다음달에도 마찬가지다. 총 1만 416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이어 8월 1만 2186가구, 9월 9752가구 등 넉달 동안 5만가구가 넘는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대규모 입주 물량이 몰리면 집주인이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들이려는 수요와 주변에서 전세를 살다 새 아파트로 입주하면서 빠지는 수요가 겹치면서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당연히 전셋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부터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위례신도시의 경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가 비율)이 50%선에 머물러 있다. 올해 4월 입주를 시작한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101㎡짜리 아파트 매매가는 8억~8억 3000만원 선이지만, 전셋값은 절반 수준인 4억~4억 3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전세 계약이 한창인 ‘위례송파 힐스테이트’ 역시 전용 101㎡형 기준 매매가격은 8억 5000만~8억 6000만원, 전세가격은 4억 4000만~4억 4500만원 수준이다. 서울·수도권의 평균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고 일부 지역에선 90%를 넘어간 곳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위례신도시 일대에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주변 서울 강남지역의 전세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 송파 인근 K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오르기만하던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 송파지역의 노후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송파와 맞닿아 있는 위례신도시와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전세 물량이 쏟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 물량 많은 지역에서 전세 노려볼만

서울·수도권에서 전셋집을 구할 때 입주 물량이 몰리는 곳을 찾아다니면 비교적 싼 가격에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 경기도에서 6~9월까지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하남시로 8802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어 화성시 5372가구, 고양시 3706가구, 구리시 2403가구, 부천시 2228가구 등이 입주 대기 중이다. 위례신도시에도 192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따라서 경기 동부권에서는 구리시, 서부권은 부천시, 남부권은 하남·화성· 위례신도시, 북부권은 고양시에서 전셋집을 찾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새 아파트 입주가 뜸한 서울에서도 이달 1251가구에 이어 7월 1564가구, 8월 2723가구, 9월 3321가구 등 넉달간 88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전세난이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

입주 아파트 중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도 적지 않다. 주요 단지로는 경기 고양시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2404가구)와 김포시 풍무동 ‘김포푸르지오센트레빌1차’(2712가구), 인천 남구 용현동 ‘SK스카이뷰’(3971가구),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등이 있다.

입주 아파트에서 전세를 얻을 때 따져봐야 할 점도 많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세입자 입장에서는 집주인 명의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할 수 없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는 새 아파트의 분양 계약자와 집주인이 동일한지 확인해야 한다. 시공사나 시행사를 통해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가압류 등 문제가 없는 분양권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분양계약서 확인이 어려운 공휴일을 피해 계약하고 계약금은 반드시 집주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해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층과 동이 좋은 전세 물건을 선점하려면 입주 3~4개월 전에 미래 구해 놓는 게 좋다”며 “2년 뒤 재계약할 무렵 전셋값이 입주 때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6~9월 수도권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입주 현황 [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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