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정다슬 기자] 등록만 하면 운영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민간자격증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분야 민간자격증은 30여개로 매년 증가세다. 올해만 해도 2개의 자격증이 새로 생겼다. 수익형 부동산 거래가 늘고 관련 분야로 재취업을 희망하는 수요가 늘면서 민간자격증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국가 공인 민간자격증은 주거복지사와 빌딩경영관리사 등 두 개뿐이다. 빌딩관리사(빌딩 경영관리사·빌딩경영사 포함)의 경우 등록된 자격증이 8개나 된다. 같은 자격증을 교육 기관별로 따로 등록·운영하면서 시험 과목 및 합격 기준이 조금씩 달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민간자격증은 합격률이 높아 효력도 떨어지고 있다. 임대관리사의 경우 2011년엔 합격률이 100%에 달했고, 이후에도 80~95%에 이른다. 상가분석사도 합격률이 92~94% 수준이다. 국가자격증인 공인중개사 합격률이 20%대, 감정평가사가 18%인 것과 대조적이다. 최현일 열린 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자격증 등록 기관들이 직접 시험 과목 교과 과정을 만들어 수업을 하고, 시험 문제도 내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것”이라며 “일부 민간자격증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공신력이 떨어지고 현장 적용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아예 등록조차 안 되는 불법 자격증도 난무하고 있다. 부동산 공·경매사, 권리분석사, 분양상담사, 투자상담사, 경매분석사, 정보관리사 등은 정부 등록조차 받지 못한 불법 자격증이다. 2008년 민간자격증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국가자격증과 겹치는 경매·분양·투자 상담 등은 등록을 할 수 없게 했다. 이후에도 자격증 운영사들은 그대로 시험을 유지해왔지만, 2013년 자격기본법 개정으로 등록하지 못한 자격증은 불법으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미등록 자격증들은 기존에 땄다 해도 유명무실화됐다. 일부 기관에선 이후 수료증 형태로 바꿔 교육을 하고 있다.
일부에선 변호사나 공인중개사 자격증 등을 대여하는 일도 허다하다. 허영수 변호사(법률법인 삼송)는 “경매나 부동산 중개 거래 등은 국가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따기가 어려우니 자격증을 대여하거나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해 명의만 빌리는 경우가 많다”며 “자칫 이해관계가 엇갈려 거래가 무효화 되면 소비자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