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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청약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건설사들은 한 명의 계약자라도 더 잡기 위해 다양한 분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청약자들의 성향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 등 가격 조건을 맞추는 것이 분양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실수요 잡으려면 초기 부담 줄여라”
분양 업체들은 실수요자를 잡기 위해 계약금 정액제 및 분납 등 초기 부담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보통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계약금은 분양 당첨 직후 내기 때문에 청약자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보유 자금 대부분이 전세금 등으로 묶여 있는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경우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쪽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에 업체들은 실수요가 많은 서울 도심권 등에서 계약금 정약제 및 분납 등으로 청약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써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4월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선보인 ‘롯데캐슬골드파크3차’ 아파트(전용 59~84㎡ 1236가구)는 1차 계약금 정액제(1000만~2000만원)를 적용했다. 그 결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15대 1로 전 가구 마감했다. 같은달 삼성물산(000830)이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아파트(전용 59~102㎡ 264가구)는 계약금 10%를 절반씩 분납하도록 했는데, 수요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순위에서 평균 11.7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된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단지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청약 및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소”라며 “이벤트나 경품보다는 실질적인 초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약 조건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수요 많으면 계약금은 높이고 중도금 이자 부담은 낮춰라”
위례·동탄2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투자 수요가 검증된 지역에서는 계약금을 오히려 20%로 높이고,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적용한 단지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세 차익이 목적인 투자자 입장에선 초기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중도금 이자 부담없이 분양권을 전매하는 편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흥행이 확실한 곳은 계약금을 높여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이들 지역은 입주 전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 계약자들이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계약금 20%와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내건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아파트(전용 83㎡ 620가구)는 지난 8일 1순위 청약에서 430가구 모집에 무려 6만 9373명이 몰려 평균 161.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최고 청약률이다. 또 같은 계약 조건으로 GS건설(006360)이 4월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공급한 ‘미사 강변 리버뷰 자이’ 아파트(전용면적 91~132㎡ 555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3.88대 1, 최고 66.67대 1의 경쟁률로 미사강변도시 분양 역사를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