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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소형 아파트 경매 열기 후끈…물건당 평균 9명 입찰
지난해 11월 이후 주춤하던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새해 들어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집값 상승 등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0%를 넘어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20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법원에서 경매 진행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87.25%로 전달(83.75%)보다 3.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1~12월 두 달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 반전한 것이다. 중소형 물건의 경우 평균 응찰자 수가 이달 들어 물건당 8.7명으로 늘면서 낙찰가율이 90.91%까지 치솟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부동산3법’ 등 규제 대못 완화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새해 들어 내 집 마련을 미뤄왔던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감정가를 웃도는 고가 낙찰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서울북부지법에서 지난 12일 한번 유찰 후 경매에 나온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면적 68.86㎡짜리 아파트의 경우 무려 18명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감정가(2억8000만원)보다 500만원을 더 써낸 김모씨에게 돌아갔다. 지난 13일 경매에 부쳐진 서울 마포구 창전동 삼성아파트(전용면적 84.93㎡) 역시 17명이 달라붙어 경합을 벌인 끝에 이 아파트 평균 매매시세(4억5000만원)보다 비싼 4억5799만원(낙찰가율 99.56%)에 낙찰됐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경매의 주 수요층을 형성하면서 낙찰가격이 매매 시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 물건은 당분간 낙찰가율이 9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권에선 3억원대 이하 중대형 아파트 ‘불티’
경기권 아파트 경매시장도 올해 들어 낙찰가율이 전달(88.46%)보다 1.2%포인트 오른 89.66%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87.78%)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경기지역은 중소형 아파트뿐 아니라 3억원대 이하의 저렴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물건에도 응찰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수원지법에서 이달 7일 한번 유찰 후 경매에 나온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도현마을 전용 99.79㎡짜리 아파트는 최저입찰가격이 2억6600만원으로 떨어지자 13명이 대거 입찰에 나섰다. 과열 경쟁이 붙으면서 감정가(3억80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비싼 4억6980만원에 낙찰됐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늘푸른벽산아파트(전용 114.95㎡)는 지난 8일 진행된 경매 입찰 결과 감정가(2억7500만원)를 웃도는 2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 법정의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 낙찰을 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질 수 있다”며 “싸게 사는 것이 경매의 최대 매력인 만큼 응찰에 앞서 적정 입찰가 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낙찰가가 너무 높으면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려우므로 주변 시세 등을 잘 따진 뒤 입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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