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퇴치·우주물질 발견·명왕성 탐사..올해도 과학은 계속된다

이승현 기자I 2015.01.07 03:42:58

2015년 주요 과학이슈..에볼라·기후변화 등 글로벌 문제 도전
유럽과 한국에 첨단가속기 등장·'3부모 아기' 법적허용 여부도 관심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올해는 전세계가 ‘에볼라’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주탐사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선 우주 강국들이 어떤 우주쇼를 보여줄 것인가. 전세계는 심화되는 기후변화에 맞서 구속력 있는 대책을 내놓을까.

2015년 한 해도 전세계인의 관심을 끌만한 과학계 주제는 수두룩해 보인다. 주요 과학학술지와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전세계적 과학이슈를 살펴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직원들이 지난해 8월 아프리카 기니의 한 항구에서 근로자들의 에볼라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체온을 재고 있다. 전세계는 에볼라 방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지난 2일 기준 총 79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태가 올해 안에 종식될 지는 미지수이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에볼라·기후변화..인류의 난제 해결될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에볼라 주요 발병국인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감염자 수는 2만381명, 사망자 수는 7989명이다.

선진국 정부와 보건기구, 글로벌 제약회사 등은 에볼라 사태가 전세계적 ‘팬더믹’(대유행) 위기로까지 치닫자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고 차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미 국립보건원(NIH)은 백신효과가 있는 수단형 및 자이르형 에볼라 백신과 마버그 바이러스 백신의 임상 1상 시험을 지난해 말 마쳤다. 미국 제약업체인 ‘치메릭스’는 에볼라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치료제가 만들어져도 에볼라 사태의 완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멀다.

송대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임상 1상과 2상에서 에볼라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이 인정되면 향후 신속한 허가절차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에볼라 치료제는 낮은 생산효율로 대량생산이 힘들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수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계 탄소배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감축 의사를 밝히면서 글로벌 기후변화 문제가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유엔기후변화협상 당사국 총회’에 큰 관심이 쏠린다. 한국 등 참가국들이 처음으로 법적 구속력을 구비한 ‘2020년 이후의 글로벌 기후협약’을 도출할 지 전세계가 지켜볼 전망이다.

영국 기상청은 2015년은 지난 1961~1990년의 평균 온도에 비해 섭씨 0.64도 높은,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첨단 가속기·왜소행성 탐험..새로운 시도들

전세계 물리학자들의 관심은 스위스 제네바 인근 땅속 100m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강입자가속기(LHC)에 다시 쏠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입자’(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물질)를 최초로 발견한 LHC가 2년간의 개선작업을 마치고 3월부터 재가동한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2년간의 개선작업을 통해 충돌에너지를 13테라볼트(13조볼토)로 높인 길이 27km의 ‘강입자가속기’(LHC)를 오는 3월부터 가동한다. CERN 제공
LHC가 두 강입자(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서로 충돌시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면, ‘에너지-질량 등가’ 원리에 의해 이 에너지 영역에 해당하는 새로운 입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LHC의 충돌에너지가 기존의 7테라볼트(TeV·7조볼트)에서 이번에 13테라볼트(13조볼트)로 강해진만큼 우주의 23%를 차지하는 ‘암흑물질’ 등 새 입자의 탄생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롤프 호이어 CERN 소장은 “새 LHC는 우리를 새로운 발견의 길로 안내할 효과적인 기계”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경북 포항 포스텍 부지에 오는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선다. 방사광가속기가 전자를 광속에 가깝게 가속해 전자기장 사이를 통과시키면 방향이 바뀌는데 이 때 강력한 빛이 방출된다. 길이 1.1km의 4세대(선형)는 3세대(원형)에 비해 파장이 더욱 작은, 즉 에너지가 강한 빛(X선)을 만들어 관찰이 어려웠던 원자와 살아있는 세포 등을 볼 수 있게 한다.

경북 포항 포스텍 부지에 올 연말 완공될 예정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왼쪽 선형건물) ‘3세대 방사광가속기’(오른쪽 원형건물) 옆에 건설되고 있다. 포스텍 제공
우주탐사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007년 발사한 ‘돈’(Dawn)은 오는 3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왜행성인 ‘세레스’에 도착한다. 역시 NASA의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는 한때 태양계 행성에서 왜소행성으로 강등된 ‘명왕성’에 오는 7월 접근할 예정이다.

2010년 발사된 일본의 금성 탐사선 ‘아카쓰키’는 오는 11월 금성 궤도진입에 다시 도전한다. 2014년 최대 과학뉴스인 ‘로제타’(Rosetta)는 지난해 11월 67P혜성 착륙 뒤 현재 태양광전지 방전으로 작동불능 상태이지만 혜성이 태양에 근접하는 3, 4월께 배터리 충전으로 다시 살아나면 또다시 세계를 흥분시킬 것으로 보인다.

◇‘3부모 아기’ 나올까..줄기세포 연구는 어디까지

영국이 전세계 처음으로 이른바 ‘3부모 아기’ 시술을 법적 허용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 시술은 모계의 유전질환 유전을 막기 위해 남성 정자에 서로 다른 여성의 난자 두 개를 혼합해 결합하는 것이다. 영국 의회는 윤리적 논란이 상당한 ‘(생물학적) 엄마 2명·아빠 1명’의 아이를 만드는 이 시술 법안을 올해 안에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과학계는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지난해 일본 이화학연구소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원의 ‘자극야기 다능성획득(STAP) 세포 조작 등 구설이 적지 않았지만 올해도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iPS세포로 망막세포를 만들어 실제 눈 질환(황반변성) 환자에게 이식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 오는 5월 충북 오송에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를 완공한다. 정부는 이 곳에서 국제 기준에 맞는 줄기세포주(줄기세포 연구재료)를 직접 수집·관리하고 국내 연구자 및 기관에게 무상 분양할 방침이다 .

오는 3월 왜행성 ‘세레스’에 도착할 ‘돈’(Dawn)과 7월 왜소행성 ‘명왕성’에 접근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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