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은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몰려든 전 세계 28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붐볐다. 취재진은 오전 9시에 시작하는 우 사장의 연설을 들으려 미리 호텔에 도착했으나 행사장에 곧바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현장 질서 요원과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일렬로 줄을 세웠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정해진 동선에 맞춰 한줄로 서서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이 같은 엄격한 출입 통제는 이날 행사에 VVIP가 참석할 것임을 시사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규모의 행사장 자리가 차곡차곡 채워지자 CES를 주최하는 전미가전협회(CEA) 개리 샤피로 사장이 나와 우 사장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CES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우 사장은 새로운 모바일기기의 출현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반도체 부품과 솔루션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신제품인 ‘엑시노스 5 옥타’를 비롯해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압권은 휘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모바일 기기였다. 우 사장의 소개로 나온 브라이언 버클리 삼성디스플레이 연구담당임원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하나 꺼냈는데 두 개로 접혀 있던 스마트폰을 펼치자 하나의 태블릿PC로 변신했다.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태블릿PC로,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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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우 사장은 삼성의 어린이를 위한 재단사업을 설명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연단에 나온 클린턴은 기술이 세계적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등에 대해 30분 가량 설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해결방안을 거론하면서 “여러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참석은 사실 이달 초 외신을 통해 이미 알려지긴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어린이에게 희망’ 10주년을 맞아 클린턴에게 상을 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삼성전자 기조연설 자리에 미국 전 대통령이 깜짝 방문하는 것이라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다. 한편 올해 CES에선 인기밴드 마룬5가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퀄컴의 행사 때 참석하는 등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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