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보개혁 해부)⑥"생물의약시장 지도 바뀐다"

지영한 기자I 2010.05.14 05:12:28

(edaily인터뷰)스콧 스탠키, 엘스비어 국장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합성의약품(용어)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용어) 제조사들은 (복제약에 밀려) 시장의 독점권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바이오시밀러(용어) 제제의 개발은 저렴한 의약품을 원하는 시장 수요를 만족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세계적인 의학·과학분야 전문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의 스콧 스탠키 국가정책연구국장은 `건강보험 개혁법`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미국의 생물의약품 시장이 비켜갈 수 없는 변화를 이같이 전망했다.

▲ 스콧 스탠키 국장
이데일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뉴욕지소와 공동으로 기획한 `美 건보 개혁 해부` 시리즈 취재차 스탠키 국장을 인터뷰했다. 스탠키 국장은 제약기업 연구개발(R&D)과 美 식품의약국(FDA) 규제 및 승인절차, 의약품 마케팅에 정통한 인물이다.   

앞서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건강보험 개혁법`은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에 12년간의 자료독점권(용어)을 부여하되,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의 기준도 제정, 앞으로 생물의약품의 제네릭(용어) 버전인 동등생물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에 일정 기간 자료독점권을 보장해 신약 개발의 매리트를 제공하는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현을 통한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유도, 건보 개혁의 취지를 도모하겠다는 이중의 포석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스탠키는 미국 식품의약국이 바이오시밀러 규정을 만들고 바이오시밀러의 허가신청을 검토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합성의약품처럼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이 바이오시밀러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리라고 전망했다.

스탠키는 이어 "건보 개혁으로 미국 제약시장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새롭게 열리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건보 개혁이 미국의 제약기업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글로벌 신약기업들은 건보 개혁이 가져올 이익을 계산하고 지지를 결정했다. 건보 개혁을 통해 미국 제약업계가 즉시 받는 이익은 없지만, 건강보험가입 의무화가 시작하는 2014년부터 이익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이익에 대한 규모는 예측하기는 어렵고, 올해부터 적용되는 메디케이드 리베이트(용어)의 증가와 2011년부터 시작되는 특별부과세(용어)로 제약회사들의 재정적인 어려움의 확대가 우선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건보 개혁은 합성의약품, 특히 제네릭의 수요를 늘릴 것으로 보이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는 2014년 이후 결국 제네릭 의약품뿐 아니라 모든 제약시장은 성장하리라고 본다. 메디케어 도넛 홀(용어) 폐지정책은 제네릭과 오리지널 의약품 모두에게 적용되므로 수혜자들은 두 종류 모두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의약품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2014년 3200만명의 새로운 보험가입자가 생기고, 그 중 절반이 메디케이드 해당자, 나머지 반은 주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거래소(state exchange)를 통해서 민간보험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또 메디케이드 수혜자를 위한 리베이트 제공 압력은 제네릭뿐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제조사에도 해당하며, 민간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기존 보험가입자보다 젊고 건강한 사람일 가능성이 커 처방약의 사용이 크게 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건보 개혁법은 생물의약품에 대해 12년의 자료독점권이 보장하는 동시에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의 기준을 만들도록 했다. 즉, 바이오시밀러가 승인을 받고 미국 내 판매가 가능해졌는데,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대한 영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하려면 많은 규제 절차를 만들어야 하고, 새로 제정한 규제 하에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의 허가신청을 검토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규제 절차가 완성되고 나면 신약보다 저렴한 의약품의 제공으로 보험 가입자들과 정부보조 수혜자들에게 재정적인 혜택을 가져오리라고 본다. 물론 이와 같은 상황은 요즘 (복제약에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는) 오리지널 합성의약품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생물의약품 제조사들 역시 추후 시장의 독점권을 잃게 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리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제제의 개발은 저렴한 의약품을 원하는 시장 수요를 만족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의 건보 개혁으로 한국과 같은 국외 기업에는 라이센싱과 사업개발의 기회를 가져다줄까.

▲ 메릴랜드 록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스탠키 국장.
▲신약 특허 만료, 신약 파이프라인(용어)의 부족 등으로 말미암은 사업개발 기회는 항상 존재해 왔다. 앞서 말했듯이 건보 개혁에 따른 보험가입자 증가에 앞서 제약사들의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 제약기업들은 더욱 경쟁력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공하기에 부담을 가질 것이다. 2014년 보험 가입자가 실제로 늘어나게 되면 시장규모는 반드시 늘어날 것이나 이것이 반드시 현재보다 더 많은 사업개발과 라이센싱 기회를 가져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건보 개혁이 한국과 같은 외국 기업들에 새로운 제네릭 의약품 사업 기회를 열어 줄까.

▲새롭게 열리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기업들은 어떤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기 적합할지에 관해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합성의약품은 2014년부터 시작되는 건강보험 혜택의 확장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 분야 모두에서 더 큰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회를 수치화해서 설명하기는 어렵다.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도 미국시장에 관심이 많은데, 미국 건보 개혁이 본 궤도에 올라갔을 때, 어느 국가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까.

▲어느 특정 국가가 더 많은 이익을 받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든지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해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라면, 미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 변화되는 미국시장에서도 더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의 많은 제약기업이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미국시장에 대한 이해로 사업이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국가별로 수혜를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건보 개혁에 따른 시장확대로, 한국 기업들도 미국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준비할 중장기 전략은 무엇일까.

▲ 건보개혁으로 제약시장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으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시장진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예상되는 제약시장의 수요증가와 2014년부터 적용되는 의료보험 의무 가입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진출을 기대하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시장의 규제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의회는 이번 건보 개혁을 통해 FDA가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할 수 있도록 했고, FDA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새롭게 제정되는 규제뿐 아니라 미국제약시장의 규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미국시장에서 어떠한 바이오 시밀러 제품의 수요가 있을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스콧 스탠키 약력 = 코넬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적인 과학·의학 비즈니스 전문지 발행사인 미국 엘스비어(ELSEVIER)사의 제약비즈니스 분석 전문가로 15년간 일하고 있다. 제약기업 연구개발(R&D), FDA 규제 및 승인절차, 의약품 마케팅과 관련한 분석전문가로 현재는 미국정부보조 프로그램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및 제약관련 건강보험 정책을 연구하는 ELSEVIER 국가정책연구국 국장을 맡고 있다.
 
◇용어
▲합성의약품 =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하는 의약품
▲오리지널 생물의약품 = 오리지널은 최초로 출시돼 특허권을 보장받는 의약품. 생물의약품은 이화학적 시험만으로 그 효능과 안정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생물체로 사람과 동물의 질병예방 치료 또는 진단에 사용되는 의약품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합성의약품의 복제인 제네릭의약품과 같은 생물의약품의 제네릭버전을 의미함
▲생물의약품 자료독점권 =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이 허가 된 후 동등생물의약품에 대한 허가신청등록 및 허가를 일정기간 동안 금지하여 오리지널 제품 개발자가 일정기간 시장을 독점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
▲제네릭의약품 = 합성의약품의 복제의약품.
▲메디케이드 리베이트 = 의약품 구매 시 받는 할인 금액으로 평균제조가격에서 일정 비율 할인율이 적용하여 책정된 금액.메디케이드는  주정부가 운영하고 연방정부가 공동 부담하는 빈곤층 대상 사회복지 프로그램  
▲특별부과세 = 미국정부가 건보개혁과 관련해 제약기업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2011년부터 제약기업은 10년 동안 280억 달러, 의료기기업체는 매출의 2.3%가 적용됨
▲도넛홀 = 메디케어 처방의약품에서 정부보조 없이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부분. 메디케어는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으로 65세 이상의 노년층 혹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함 
▲파이프라인 = 신약후보물질


美 건보개혁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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