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합동수사본부는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씨에 대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유세장에서 난동을 부린 박 모씨에 대해서는 기물을 부수는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국 합동수사본부는 지씨에 대해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던 애초의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합동수사본부 김정기 차장 검사는 "지씨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박씨는 기물을 부수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합수부는 지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최대 시점인 22일 오후 7시에 가서야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는 22일 오후 1시쯤 합수부가 박대표의 수술을 맡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담당의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뒤 나온 결과라 의미가 깊다.
처음에 합수부의 이승구 수사본부장은 박대표의 진단서를 검토하는 것만으로는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합수부는 담당 의사를 조사한 뒤 지씨가 박대표의 얼굴에 흉기를 휘두른 정도가 박 대표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도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또 선거유세장에서 기물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씨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기물 파괴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23일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지씨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지씨, 박대표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
지충호씨는 지난 20일 저녁 7시 20분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선거 유세를 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는 순간 문구용 커터칼로 박대표의 얼굴에 12센티미터의 상처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합동수사본부 김정기 차장검사는 "지씨가 선거 유세 일정을사전에 확인하고 흉기를 미리 구입했던 점을 미뤄 박대표를 살해할 의도를 가진 계획된 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또 "박대표의 상처가 0.5센티미터 더 깊었거나 4센티미터가 더 길었다면 목숨이 위험했다"며 "지씨가 박대표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합수부는 또 유세장에서 난동을 피운 박 모씨에 대해서는 기물 파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부는 "박씨의 경우 지씨가 박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바로 공격했기 때문에 죄질이 중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씨와 박씨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한 혐의는 공직선거법위반, 즉 선거 자유 방해죄라고 덧붙였다.
지씨와 박씨 서로 아나?…배후세력은 있나?
합수부는 22일 피의자 지충호씨와 박 모씨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바 없으며 이들에게 배후 세력 등이 존재하는지 대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충호씨 등의 범행 동기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이들이 특정 단체와 범행을 공모했는지 등에 대해 세간의 의혹이 크다는 사실을 합수부도 충분히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합수부는 경찰에서 지씨 등의 신병을 넘겨받자마자 경기도 인천에 있는 지씨의 실거주지에 해당하는 친구 정 모씨의 집과 서울 동작구에 있는 박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컴퓨터 통신 내역 등에 대해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 합수부가 포착한 특이사항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씨가 청송보호감호시설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당시정신과 상담을 한 차례 받았던 점과 이번 조사 과정에서 술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술 먹은 사람처럼 횡설수설하는 부분 등에 대해 합수부가 추가 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박씨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열린우리당에 매달 2천 원씩의 회비를 내는 기간당원이었다고 진술했지만 실제 통장 내역에는 그런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대해서도 합수부가 추가로 수사해야 할 내용이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원장은 22일 "박 대표가 통증을 호소하고 있긴 하지만 표정도 전날에 비해 상당히 안정됐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수술 경과가 좋기 때문에 오늘 수술 부위의 실밥 가운데 반 정도를 뽑고, 이틀 뒤 나머지 실밥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와 함께 "별 다른 이상이 없는 한 일주일 정도 뒤인 이번 주말 쯤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 상태 호전…보호관찰제도 문제 지적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테러를 감행한 지충호씨가 보호관찰 대상으로 확인되면서 제도운영상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충호씨는 지난해 8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청송보호감호소에서 가출소했다.
지씨는 3년간 일정 거주지에 상주하며 보호관찰관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보호관찰소에서는 지씨가 박근혜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를 때까지 지씨의 주소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해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를 관리하는 데 현재의 보호관찰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출소와 집행유예.가석방 등을 받아 보호관찰 대상자가 된 사람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재 14만 6천여 명.
성인범을 제외한 소년범만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지난 89년 8천 300명에 비해 무려 17.5배나 증가했지만 인력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인력은 650여명으로 1인당 보호관찰 대상자가 223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미국 60명.독일 83명. 일본 109명은 물론 필리핀 47명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