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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AOL-MS, 인터넷 강자다툼 치열

김윤경 기자I 2002.01.28 08:18:53
[edaily] AOL타임워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간의 세력다툼이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AOL타임워너는 지난 22일 자회사 넷스케이프를 대표해 MS에 대해 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세계 PC에 번들로 제공되는 운영시스템 "윈도"가 자동적으로 MS의 웹 브라우저를 사용토록 한다는 것. AOL이 얼마나 MS를 의식, 내지는 두려워하고 있는 지를 반증해 주는 사실이다. 가트너 그룹의 애널리스트 닐 맥도널드는 "이번 소송은 미래, 그리고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며 "AOL은 자사를 옥죄 오는 MS의 도전을 물리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계의 거물이자 인터넷 서비스업체 선두주자인 AOL에게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 접속 서비스에 있어 바짝 추격해 오고 있는 MS가 불편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MS가 AOL에 도전장을 제시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 92년 AOL의 대표 스티븐 케이스와 만난 자리에서 "MS는 AOL을 사거나 매장시킬 수 있다"고 원색적인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물론 빌 게이츠는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90년대초 MS는 미디어쪽을 포기하는 듯했다. 대신 AOL의 서비스를 위해 3300만 가입자에게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쪽을 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사는 전혀 다른 궤도를 도는 각 업계의 강자였다. 그러나 MS는 곧 MSN 서비스를 런칭, AOL을 맹추격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정보(음각과 영화 등 각종 정보) 전달과 관련해 양사는 경쟁구도에 진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OL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MS가 컴퓨터 운영체계인 "윈도"를 제작, 유통할 때와 똑같은 전략으로 인터넷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PC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윈도"와 같이 MS의 인터넷 서비스 역시 그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인터넷과 TV 셋탑박스 등 모든 플랫폼에서 운영될 수 있는 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략하려 한다. MS는 "닷넷(.NET)"이라는 대 전제하에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AOL과 MS가 결국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경쟁업체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 이들 중 누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열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일부는 지난해말 MS가 AT&T의 케이블 부문 매각협상에 AOL을 반대하는 진영의 편을 들었던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AOL이 AT&T 케이블 부문을 인수할 경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흐를 수 있는 "파이프(Pipe)"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MS는 대놓고 이를 반대했던 것이다. 다시말해 양사 가운데 누가 인터넷 서비스의 강자에 오르느냐의 관건은 바로 "접속(Access)"이다. 미디어 애널리스트인 헤롤드 보겔은 "접속은 양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라면서 "MS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배분채널의 확보, AOL에게 있어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확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AOL의 계획 역시 MS와 같다. "어디서나 AOL을 이용하자(anywhere AOL)"는 것이다. PC나 이동 컴퓨터, 이동전화, TV 셋탑박스 등 어디서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MS는 "윈도"의 지배력만을 믿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MS의 고민은 넷스케이프 웹 브라우저가 윈도의 강한 지배력을 야금야금 무너뜨리는 것이다. 실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 가운데 윈도 대신에 넷스케이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지난해 MS를 괴롭혔던 "독점"이라는 화두는 이번 넷스케이프 관련 AOL의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AOL은 이번 소송으로 단지 MS의 처벌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MS의 "윈도"에 일격을 가할 수 있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법원이 MS에 대해 "윈도"에 웹브라우저 탑재를 금지시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AOL와 MS의 미래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을 차치할 경우 인터넷 접속에 대한 폐쇄성 자체가 없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포드 로스쿨 교수이자 "아이디어의 미래(The future of Ideas)"의 저자 로렌스 레싱은 만약 AOL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인터넷 서비스의 플랫폼 자체가 개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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