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대표 종목인 인텔의 3분기 실적 부진 경고 여파로 첨단기술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지만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된 것은 아니라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CNN은 인텔의 실적 부진 여파는 PC제조업체들과 PC부품 제조업체들, 특히 유럽 시장에 대한 매출이 큰 업체들에만 국한된 것으로 PC수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네트워킹, 통신 장비업체 회사들의 경우 오히려 이날 주가 급락이 좋은 매수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앤드류 버렛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델, 게이트웨이와 같이 유럽 PC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곳만이 문제가 된다"라며 "오늘 아침 인텔의 투자등급을 내렸지만 인텔의 주가하락은 이미 실적 부진 요인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프리드만 빌링스 램지의 울릭 웨일 분석가도 "6-9개월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인텔은 결국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것이다"라고 말하고 "그때까지는 PC부문보다는 광섬유, 디스크 저장 분야가 아무래도 더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ABN암로의 데이비드 우 반도체 분석가도 "이날 첨단기술주 하락은 PC산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업체들의 매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폭탄은 21일 장 마감후 터졌다. 유럽지역의 수요 둔화로 3분기 매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했던 6-8%에 미치지 못하는 3-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혀 인텔 전문가들도 놀라게 만들었다.
실적 부진 발표후 첫 정규거래일인 이날 인텔은 한때 25%까지 폭락하며 전일비 22% 하락한 47.97달러에 마감됐다. 91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인텔의 경쟁사인 AMD의 시가총액이 75억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AMD 11개가 날아난 것이다.
이날 인텔의 예상치 못했던 실적 부진 발표는 PC제조업체,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반도체 장비업체들에게도 충격이었다.
DRAM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PC제조업체의 선두주자인 델컴퓨터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릴린치의 앤드류 그리핀 분석가는 "인텔이 올해 계획되어 있는 60억달러의 설비투자 규모를 감축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는 인텔이 아직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DRAM반도체 가격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존 조셉 분석가는 반도체 가격 약세 전망을 바탕으로 마이크론의 2001 회계년도 주당 수익을 5.60달러에서 4.90달러로 낮추고 목표가격을 125달러에서 75달러로 낮췄다.
SG 쿠웬의 드류 펙 분석가도 "인텔의 실적 부진 경고는 DRAM시장의 약세를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