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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TDF, ‘제도 보완’ 없이는 성장세 한계

원다연 기자I 2024.07.08 05:30:00

③디폴트옵션 도입 1년
TDF, 올 들어 12% 넘게 성장하며 10조 돌파
디폴트옵션 도입이 성장 이끌고 있지만
원금보장형 압도적, 활성화 위한 제도보완 필요
"TDF 특성 고려해 위험등급 별도로 분류해야"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올 들어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되고 TDF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TDF의 대표적인 장점과 디폴트옵션의 위험등급 산정 방식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TDF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이 같은 제도를 개선·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TDF 설정액은 10조 8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9조 6228억원)과 비교해 12.76% 늘어난 규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TDF는 투자자가 제시한 목표 시점(빈티지)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자산배분곡선(글라이드패스)에 따라 알아서 조정하는 펀드다. TDF 상품명에 붙은 ‘2030’, ‘2040’ 등이 목표 시점을 가리키는 숫자로, 이는 대부분 은퇴 시점을 뜻한다. 은퇴가 가까워지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자산 편입 비중을 알아서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2조 8972억원 수준이었던 TDF 규모는 2020년 4조 2043억원, 2021년 8조 935억원으로 성장한 뒤, 2022년 9조 2244억원, 2023년 9조 6228억원 수준에서 정체를 보여왔다. 이후 디폴트옵션 도입 후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며 성장세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 배분과 운용 전략이 바뀐다는 특성 때문에 디폴트 옵션의 취지와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추가 제도 보완이 없으면 TDF 시장이 다시 정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의 위험등급 산정 방식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은 연금 가입자가 결정한 위험등급을 계속 유지하게 하는데, TDF는 앞서 설명했듯 은퇴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상품의 위험등급이 낮아지는 구조다.

만약 고위험을 선택한 가입자가 포트폴리오에 포함한 TDF가 시간이 지나 안전자산의 비중이 늘어 위험등급이 낮아진다면, 이 가입자는 해당 TDF의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에 업계는 TDF가 시기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달리하는 만큼 디폴트옵션의 위험등급 분류와 별개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TDF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위험등급이 아니라 타깃데이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적격 TDF의 위험자산 비율 상한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적격 TDF의 위험자산 편입비 상한이 적립기에는 80%, 인출기에는 40%로 규정돼 있는데, 퇴직 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드는 우리나라 상황에 비춰보면 적립기에 위험자산 비중을 충분히 높여 투자해야 은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단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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