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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사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예산은 6억800만원에 그쳐 올해(53억1400만원)보다 무려 88% 쪼그라든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정부 인증 제도 운영 관련 예산도 5억9000만원으로, 올해(8억5300만원)보다 축소됐다.
고용부는 올해 예산이 과도하게 편성된 면이 있어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가사근로자는 정부의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인증기관을 통해 근로계약을 맺고, 최저임금·연차휴가·퇴직금 등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인증받으려는 기관이 적어 사회보험료 지원예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은 약 3000곳으로 추정된다. 이중 인증을 받은 기관은 54곳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사 및 육아 도우미는 10만6959명에 달했지만, 인증기관 소속 가사근로자는 500~700여명에 그친다. 이에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지원사업 예산의 집행률은 7월 기준 24.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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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증을 받으면 사업주도 노동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고, 노무관리 비용도 30% 이상 올라가니 인증 자체를 꺼리고 있다”며 “최근엔 플랫폼 업체도 워낙 활성화가 많이 되어 있다 보니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걸 선호하는 근로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도입하면서 국내 가사근로자에 대한 지원예산 축소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는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필리핀 가사근로자 100명을 도입할 예정이다. 맞벌이 부부, 한부모가정 등 상대적으로 가사서비스 수요가 큰 가정이 대상으로, 예산을 투입해 서비스 비용도 국내 가사근로자 이용 요금보다 낮출 계획이다.
최영미 가사노동유니온 위원장은 “가사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 지원이 주를 이루는데, 국내 가사근로자는 60대 이상이 대다수라 국민연금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해 업체가 인증을 받을 인센티브 역할을 못했다”며 “기존 지원사업 자체가 부실한 면을 개선하지 않고, 집행률이 떨어지니 예산을 대폭 줄이는 건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시적으로 인증기관에 대해 가사근로자를 고용하면 채용장려금을 주는 등 국내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