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T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61%) 내린 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는 지난 3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약 9개월간 이어진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일단락했다. 그간 주가를 짓누르던 CEO 리스크 부담은 덜어냈지만 주가는 2거래일간 0.9% 하락하며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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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주 수급을 주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181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외국인 한도 소진율이 연초 87.85%에서 8월 말 현재 82.7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8월 말(93.09%)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이상 쪼그라들었다. 한도 소진율은 외국인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한도로, 주로 통신업 등 고배당주에서 높게 나타난다. 통신비 인하 압력 등 정부의 규제 리스크도 한몫했지만, KT의 경우 경영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의 선임 이후 증권가에서는 주가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가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통신업계 재무 전문가 영입으로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 등 그동안 미뤄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김 대표가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서 경험이 풍부해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장 우려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 회사 정상화 방안과 새로운 전략 방향을 공개할 것으로 보여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하나증권은 KT에 대해 9월까지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김 대표 취임에 대한 이벤트를 이미 주가에 반영했기 때문에 배당 감소로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KT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6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 이동전화 매출액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이런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연간 영업이익이 1조6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하나증권은 추정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1조8032억원)를 1500억원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이동전화 매출액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연간 이익 감소 가능성이 여전히 크지만, 신임 경영진 입장에서는 올해 실적과 배당에 신경 쓸 이유도 없어 보인다”며 “3분기 실적과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며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만3000원 이상에서는 매도해도 크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