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해 투자심리 개선과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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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에 실망한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세’를 보이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0억원, 72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109억원어치를 담았다.
한전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47조5100억원에 이른다. 다행히 전기 요금 인상에 국제 에너지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한 덕에 올해 2분기 적자 폭을 줄였고,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며 3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529억원이다. 한 달 전(1조7097억원)에 비해 14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실제 실적은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전의 누적 적자 규모가 워낙 큰 탓에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도 악화한 재무상황이 주가의 발목을 잡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제 유가도 실적 변수로 등장하며 투심을 약화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공급 부족과 수요 강세가 맞물려 배럴당 80달러대 중반까지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수급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브랜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한전에 대한 투심을 돌릴 수 있는 열쇠는 요금 인상이라는 판단이지만, 물가와 총선 등 요소를 고려한 정부와 여당이 요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국제유가가 한전의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성수기 높아진 전기요금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도매가격(SMP) 등을 고려하면 3분기부터 흑자전환 달성 여지는 충분하지만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는 유가가 시차를 두고 내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원가 상승 부담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동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연료비뿐만 아니라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은 지속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연간 적자 규모가 축소되겠지만 투자매력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