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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영업익 반토막…LG이노텍 '아이폰 이연효과' 어디로 갔나

김응열 기자I 2023.03.28 05:00:00

영업이익 1800억원 추정…작년 1분기 대비 50% 하락 관측
생산차질 겪은 아이폰14, 수요 이연 기대했지만 판매 부진
아이폰15 신제품 대기 수요 전환…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올해 1분기 누릴 것으로 전망된 애플 특수 기대감이 옅어졌다. 작년 4분기 아이폰14 생산 차질 여파에 따른 이연 수요가 1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적 추정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전한 경기 불황에 더해 아이폰14 이연 수요가 아이폰15 신제품 대기 수요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마곡동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81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3671억원과 비교하면 50.4%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끄러졌다. 3개월 전 컨센서스는 3541억원이었으나 1개월 전에는 2252억원으로 내려갔고 이달 말에는 2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4분기만 해도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예년과 비교해 큰 하락이 없을 것으로 점쳐졌다. 애플에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 신제품 출시 시점 때문에 통상 ‘상저하고’의 실적 양상을 보이지만, 작년에는 글로벌 경기 불황뿐 아니라 아이폰14 생산차질로 인한 여파도 받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4% 추락했다. 대신 대기하던 아이폰 수요가 올해 1분기로 넘어오면서 LG이노텍 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1분기가 끝나갈 무렵이 돼도 예상과 달리 아이폰 수요의 이연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아이폰의 지난 1월 판매량은 208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아이폰 생산공장 역할을 하는 대만 폭스콘의 지난달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6% 줄어든 13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폭스콘은 “스마트폰이 포함된 스마트 가전제품 매출이 감소했다”고 에둘러 설명했으나 아이폰 수요 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이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건 경기 침체 때문이다. 전자제품 수요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아이폰 이연 수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이폰 수요는 선진시장 경기 둔화 영향으로 당초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며 “LG이노텍은 비수기인 2분기까지 실적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14 이연 수요가 아이폰15 신제품 대기 수요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아이폰 수요가 몰리면 LG이노텍으로선 예년보다 강한 하반기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아이폰14 이연 수요가 아이폰15 잠재 수요에 일부 반영될 것”이라며 “아이폰15 관련 성장 모멘텀이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구모델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지만 하반기 교체 수요 확대에 힘입은 출하량 증가, 폴디드줌 및 화소 상향에 따른 판가 인상을 통한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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