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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미세공정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보다 작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는 초미세공정은 반도체 성능과 생산성을 높인다. 이 같은 초미세공정에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독점생산하는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첨단장비를 활용해도 반도체의 초미세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선폭이 좁아질수록 기술 난이도가 올라가 양산에 어려움을 겪게 될 뿐 아니라, 반도체가 무한히 작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EUV 장비 때문에 초미세공정 반도체 제조에 투입하는 비용이 올라 가격 경쟁력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3D D램 R&D에 힘을 싣고 기술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D D램은 같은 면적에 집적도를 높여, 기존 2D 구조의 D램보다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초미세공정 경쟁을 하지 않아도 돼 EUV 장비의 필요성이 줄고 제조비용 역시 아낄 수 있다. 기업으로선 생산성이 더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명예교수는 “반도체 크기가 계속 작아지기는 어렵고, EUV 장비를 쓰면 면적을 더 줄일 수 있겠지만 장비값이 비싸 제조원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도 “3D D램은 EUV 장비를 쓰지 않아도 돼,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메모리 시장의 1위 지위를 빼앗길 우려 역시 3D D램 개발에 속도를 내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3D D램 관련 특허 숫자는 미국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학계의 3D D램 R&D 지원과 기술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제품 생산에 나설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3D D램 관련 기술 개발을 도와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기술력 고도화를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국가 차원에서 학계에 연구비를 지원해 3D D램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도 “3D D램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R&D 지원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소부장 협력사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 제고를 받쳐주고 산학연 기술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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