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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에서 포도 재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문선호 뮤즈농원 대표는 지난해에만 10t 가량의 샤인머스캣을 생산해 이 중 70% 가량을 해외에 판매한 수출 선도 농가다.
포도는 정부가 수출 잠재성과 성장세를 고려해 선정한 스타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포도 수출액은 전년대비 24.1%나 증가한 3870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포도 수출의 일등공신은 단연 샤인머스캣이다. 포도농장을 운영한 부모님 영향으로 포도를 한 두알 먹고 만다는 문 대표도 샤인머스캣 만큼은 한 송이를 먹어치울 만큼 맛이 뛰어나다고 했다.
포도산업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로 시장 개방화가 가속돼 피해가 우려됐다. 하지만 정부는 수출 확대를 위해 FTA 국내 보완대책으로 과일 전문 생산단지 기반 조성과 수출 인프라 강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도 수출을 위한 농가들의 노력도 주효했다. 문 대표는 “약 6년 전부터 샤인머스캣을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영농조합법인에서 처음 해외 판매를 시작했고 한국포도회에서 조직화를 이뤄 수출 난립과 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샤인머스캣은 일본에서 개발했지만, 품종 등록 실수로 우리나라에서 재배·판매해도 로열티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 들여온 품종인 만큼 처음엔 시행 착오도 많이 겪었다. 문 대표는 “처음 1000평(약 3300㎡) 정도에서 재배했는데 1000송이를 수확, 한 평 당 한 송이 밖에 거두지 못했다”며 “재배기술이 전무하다 보니 처음 몇 년간은 고생을 많이 했는데 농가들이 자체적으로 기술도 개발하고 현지 자문도 받으면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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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출의 물꼬를 튼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에는 한 달에 두 번 제사를 치르는데 이때 상급의 과일을 올려야 해 샤인머스캣 수요가 맞아떨어졌다는 게 문 대표 설명이다.
수출 시 최저가격을 정하는 `체크 프라이스`에서 샤인머스캣은 3개 송이가 들어가는 2kg당 7만~8만원 수준으로 동남아 같은 현지에 들어가면 물류비 등을 포함해 15만원 정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샤인머스캣 한 송이에 5만원 정도 하는 셈인데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은 베트남 등에서 프리미엄 과일로 인식돼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샤인머스캣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문 대표는 한계도 느끼고 있다. 신남방 국가 중 싱가포르, 홍콩 등은 시장이 작은 곳이 많아 폭발적인 수출 증대가 어렵기 때문에 중국이나 북미, 중동 등으로 다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캐나다, 미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등에도 포도를 납품하고 있다. 문 대표는 “캐나다, 미국에는 교포들도 많이 살고 중국인들도 있어 샤인머스캣 수요가 있어 이제는 동남아 외 지역도 겨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샤인머스캣 같은 청포도가 아닌 적포도 개발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 대표는 “적색 품종은 보기도 좋기 때문에 원래 ‘포도의 마지막은 빨강 품종’이라 하고 중국·베트남에서는 빨간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현재 3000㎡ 정도에서 경북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여러 종류의 포도 적색 품종을 시험재배하고 있다. 전체 재배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과감한 투자기도 하다.
문 대표는 “일본은 루비로망 등 한 송이에 수 십만원 이상인 적포도가 많은데, 우리도 샤인머스캣 교배를 통해 레드클라렛 같은 우수 품종을 재배 중이고 내년에는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샤인머스캣보다 생산량은 적지만 우수한 맛·품질로 더 높은 가격을 받으면 인력 수요를 줄이면서도 소득을 높이는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작 지원: 2022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