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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1 지방선거에서도 충청권은 승패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떠올랐다. 양당 구도의 심화로 영남권과 강원은 국민의힘, 호남권과 제주는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충청권의 승자가 지방권력을 장악하는 셈이다. `충청의 아들`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힙입어 국민의힘은 새 정부 초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 충청권의 승리가 절박하다. 이에 맞선 민주당은 2010년 이래 세 차례 지방선거를 통해 다져온 충청권 우위를 지켜야 한다.
◇ 충북, 국민의힘 우세…충남·대전·세종 ‘접전‘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충청권 득표 수 차이는 14만 7612표. 윤 대통령은 세종에서 이 위원장에게 7.7% 차로 1위를 내줬을 뿐, 충남·북과 대전에서 모두 앞서며 과반 승리를 달성했다.
대선 이후 약 3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윤풍`(尹風)의 우위가 확인되는 곳은 충북 정도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특별고문을 지낸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의 노영민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추세다.
그 외 지역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며 그야말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남의 경우 현역 지사인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주춤한 사이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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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힘센 도지사` vs 野 `지역 일꾼`
공식 선거운동 초반부터 여야는 충청권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한다. `힘센 도지사, 힘센 충남`을 슬로건으로 내건 김태흠 후보가 지난 21일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정책 협약식을 통해 `원팀` 행보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공식 선거운동 첫 날 유세 첫 일정으로 충남과 천안을 선택해 힘을 실어줬다.
주요 공약들도 새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했다.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는 선대위 출정식에서 “윤 대통령이 세종시를 진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세종시를 미래전략도시로 키우겠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 `대전형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패스트 트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민주당 지도부는 이튿날인 20일 충청으로 총출동했다. 이들은 `야당 견제론`을 내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충청권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충청의 아들이라던 윤 대통령이 충청 살림을 거덜내고 있다”며 “민주당은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과도하게 삭감된 예산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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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역 시·도지사가 다수인 민주당 후보들은 `지역 일꾼`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대전은 민선 1~2기 이후 재선 시장이 없었다. 이제는 재선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4년 간의 시정 성과를 강조했다. 3선에 도전하는 이춘희 세종특별시장 후보는 출정식에서 “저는 세종시를 설계하고 골격을 만든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이재명 위원장은 22일 첫 지방 일정으로 충청권에서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이날 오전 청주를 시작으로 세종과 대전을 찾아 거리 인사 등 곳곳을 누볐다. 격전지인 수도권을 포함해 충청권 사수에 성공, 승리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 회초리도 필요하지만, 책임을 묻는 것만으로는 더 나은 살림을 만들기 어렵다”며 “유능한 일꾼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의 균형과 안정, 선의의 경쟁을 통해 민생이 개선되고 사회가 발전하고 국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